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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환율에 외국인 '팔자'까지…증시, 비빌 언덕 있나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6.06.05 08:04
수정 2026.06.05 08:05

외국인 매도 여력 충분한데

관세·물가지표·금리인상 등

고환율 자극할 이벤트 즐비

반도체 덕에 하향 안정화될까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서 마감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17년 3개월 만에 원·달러 환율이 1530원선을 돌파한 가운데 국내증시 수급 악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증시 고공행진으로 한국주식 보유 규모가 '저절로' 불어난 외국인 투자자들이 글로벌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환차손 우려가 커지자 매도세를 키우는 분위기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162.08포인트(1.84%) 내린 8639.41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가 약 7조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 하방 압력을 키웠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전날까지 19거래일 연속 국내증시를 팔아치우고 있다. 해당 기간 매도 규모는 약 57조원에 달한다.


문제는 이같이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데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외국인 보유 국내 상장주식은 전월 대비 545조2000억원 불어난 2121조4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지난 4월 말 코스피 지수가 6600선에서 움직였고, 전날 8600선에서 마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매도 여력은 차고 넘치는 수준이다.


언제든 팔 준비가 돼 있는 외국인에게 원화 약세는 '투매 명분'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스페이스X 등 대형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요구되던 차에 환차손 우려가 커지니 주저 없이 매도에 나서는 양상이다.


중동전쟁 장기화 등 대외 변수로 고환율 국면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외국인 투매에 관세 리스크까지 불거진 만큼, 당분간 원화 약세 압력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굵직한 원화 약세 재료가 누적되고 있다"며 "5월 초부터 전쟁 장기화에 따른 강달러 및 글로벌 금리 상승, 외국인 국내증시 매도 등으로 환율 상방 압력이 높은 국면에서 관세 리스크가 더해졌다"고 짚었다.


앞서 미국은 한국에 대한 추가 관세(12.5%) 부과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월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임시 부과된 10%의 글로벌 관세가 내달 마감됨에 따라 새로운 지침을 공개한 셈이다.


문 연구원은 "고점을 높여갈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매파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모두 환율 상방 압력을 자극할 것"이라고도 했다.


중동전쟁 후폭풍에 따른 물가 상승이 금리 인상 기대를 높일 경우, 환율 상승 및 위험자산 선호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증권가는 중동발 고유가 후폭풍을 역대급 반도체 사이클이 상당 부분 상쇄했듯 고환율 국면도 점차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동 전쟁이 출구전략을 확정짓고, 반도체 호황에 대한 주목도가 다시금 높아지면 원화 입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신흥국 대비 올해 한국 성장률 개선 폭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반도체 수출에 힘입어 수출액, 무역수지 모두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유 있는 펀더멘털 호조, 수급 개선과 국민연금을 비롯한 당국의 정책적 노력을 감안하면 연내 1400원대 중반의 하향 안정화 흐름이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고유가 리스크 완화, 국내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 경상수지 흑자 폭 확대와 국민연금 해외투자 비중 축소 등으로 인한 외화 수급 개선으로 하반기 원화 강세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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