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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11월보다 국민 혼란 먼저 볼 때 [기자수첩-정치]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4.10.28 07:00
수정 2024.10.28 08:09

금투세 시행 2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李 결백 '토론'하는 '더 여민 포럼'

옳고 그름보다 정무적 판단이 중심

정치의 본질, 최소한 기준 지켜야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5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2일 국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결백에 대해 '토론'하는 '더 여민 포럼' 토론회가 열렸다. 40여 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모였는데, 이들은 '위증교사 성립 요건에 관한 쟁점'을 주제로 '제2차 사법정의 실현을 위한 연속 토론'을 계속했다. 민주당의 '최대 아킬레스건'이 오는 11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인 점을 고려하면, 위증교사 1심 선고를 앞두고 "이 대표는 무죄"라는 주장을 펼치는 당대표 방탄 토론회인 셈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견해차로 인한 혼란 속 한동훈 대표의 '어떤 카드'를 수용할 건지를 두고 고민 중이다. 금융투자세, 특별감찰관 추천 제안에 대해 '국정감사 이후' '특검법 처리가 먼저' 등 이유를 내놓고 있지만, 금투세 시행을 불과 2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당대표 방탄 토론회가 먼저인 '제1야당'을 곱게 보는 시선은 없을 것이다.


최소한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정치의 본질이 흔들리고 있다. 더 우울한 것은 이러한 상황에 "대표님을 믿는다"며 적반하장격으로 두둔하는 지지층들의 목소리다. 투자자 전체가 혼란을 겪고 있다는 현실을 넘어서 이 정도 타이밍 늦추기는 괜찮다는 의미인가. 정부·여당과 김건희 여사의 리스크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은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인가.


지난 2022년 여야 예산안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자 당시 김진표 국회의장은 양당 원내대표에게 "정치하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재정을 (법정 처리시한인) 12월 2일까지 해야 할 걸 질질 끌어서 아직 합의를 안 하고 있으면 언제 집행되겠나"라고 여야의 결단을 촉구했었다.


최근 여의도에서 만난 한 정치권 관계자는 "금투세가 민생 현안이 아닌 하나의 이벤트가 되는 것 같다"라고 했다. 한 평론가는 "정책적으로 옳고 그름보다는 정무적 판단을 더 중심으로 하는 것 같다"고 바라봤다.


그동안 '사법리스크'는 정치권만의 문제였지만 이젠 우리 국민 주머니 사정이 정치권 이슈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 정쟁과 정무적 판단의 소용돌이가 그럴듯하게 포장되는 씁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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