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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빠져나가려면...” 심판진, 오심을 ABS 탓으로?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4.04.14 21:19
수정 2024.04.14 21:20

14일 대구 NC-삼성전, ABS가 판독한 스트라이크를 볼로 선언

명백한 스트라이크 확인한 NC 측 항의에 심판진 모여 논의

논의 중 “음성이 ‘볼’로 들렸다 하라”..책임 회피 의도 해석


ⓒ 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자동 투구 판정시스템(ABS)이 판독한 '스트라이크'를 심판이 '볼'로 바꾸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2024 KBO리그’ NC 다이노스전에서 12-5 승리했다.


경기 결과보다도 더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용납하기 어려운 심판진의 논의 과정이다.


3회말 NC 선발투수 이재학은 삼성 이재현을 상대로 2구째를 던졌다. ABS는 스트라이크로 판독했는데 주심은 볼을 선언했다. KBO가 제공한 더그아웃에 설치된 태블릿 PC 화면에도 2구째는 스트라이크로 잡혔다. 투구는 계속됐고, 이후 NC 측은 판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파악하고 심판진에 항의했다.


경기 진행을 멈추고 심판진이 모여 논의를 시작했는데 귀를 의심케 하는 말이 새어나왔다.


심판진 논의 속에서 "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하세요. 우리가 빠져나갈 건 그것밖에 없다. 우리가 안 깨지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라는 말이 중계방송을 통해 여과 없이 들렸다. 오심을 기계 탓으로 돌려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들릴 수 있는 대목이다.



ⓒ 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그리고 자신들이 내린 결론 아래 팬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심판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방금 상황을 설명하겠다. 김지찬 선수가 도루할 때 투구한 공이 심판에게는 음성으로 '볼'로 전달됐다. 그렇지만 ABS 모니터를 확인한 결과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다. NC에서 어필을 했지만, 규정상 다음 투구의 시작 전 항의해야 한다. 어필 시효가 지나 원심대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ABS 모니터에 스트라이크로 찍힌 것이 심판에게 볼이라는 음성으로 나갈 확률은 0%라는 것이 KBO가 밝혀왔던 입장이다. 만약 논의 내용이 중계방송을 통해 흘러나오지 않았다면 ABS에 대한 감독과 선수들, 그리고 팬들의 불신이 깊어질 뻔했다.


KBO도 심판진의 대응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경위 파악 등 엄중 조사 후 징계 논의를 검토할 예정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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