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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평가' '컷오프'에도 통큰 잔류?…총선 후 '이재명 책임론' 노리나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4.03.05 06:20
수정 2024.03.05 06:20

친문 임종석 '공천배제 수용', 잔류배경 관심

설훈 "총선 후 민주당에 큰 변화 일어날 것"

이재명 쫓는 원희룡, 계양을 판세 '오리무중'

민주당 표심 텃밭 호남에서도 '지지율 급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매직짐 휘트니스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하는 중, 화면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공천 관련 기자회견 모습이 보이자 이를 바라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비명 학살' 공천 파동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현역 의원들의 이재명 대표를 향한 성토가 커지는 가운데, 이와는 반대로 당의 하위 20% 평가 통보, 컷오프(공천배제)에도 잔류하기로 한 인사들의 의중에 관심이 쏠린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중·성동갑 컷오프 결정에 반발해 탈당까지 예고하던 친문(친문재인)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당의 뜻을 수용하고 잔류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 전 실장의 컷오프 수용 의사에 대해 "어려운 결단이었을 것"이라며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반면 당 안팎에서는 임 전 실장의 잔류 결정은 이재명 체제로 치르는 22대 총선 결과를 고려한 전략적 수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참패할 경우 그간 이 대표에 불만을 가져왔던 인사들이 당 내·외부에서 당대표와 친명계를 애워싸고 총선 패배의 책임을 전적으로 묻겠다는 것이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설훈 의원은 같은날 경기 부천을에 연 출마 기자회견에서 "지금 민주당이 처해 있는 상황을 보면 이번 총선 종료 후 민주당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당 안에서도, 당 밖에서도 문제 제기를 하며 민주당을 바로잡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를 대비하기 위해 민주당 내에 많은 분들이 남아 계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 체제로 총선에서 패배할 만일을 대비하자는 취지로 읽힌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동일 선상의 의견을 내놨다. 한 비대위원장은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 전 실장이 민주당의 총선 공천 배제를 수용한 데 대해 "이 대표가 어떻든 간에 여러가지 이유로 (대표직이) 유지되기 어려우니까 그 때를 노리겠다는 생각인가"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 기반인 호남의 여론도 심상찮다. 특히 이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도전장을 던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불과 한 달여 만에 원내 제1당 대표의 지지율을 바짝 쫓고 있는 상황이다.


경인일보의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1~2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설문한 여론조사 결과, 인천 계양을에서 이 대표 지지도는 45.2%, 원 전 장관 지지도는 41.6%로 조사됐다. 격차는 3.6%p로 오차범위 내였다.


아울러 지난달 27~29일 100%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설문한 한국갤럽 조사 결과, 호남(광주·전남북)에서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53%로 집계됐다. 이는 조사 일주일 전인 지난달 20~22일에 같은 방식·같은 업체에 의해 집계된 67%보다 14%p 하락한 수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비명계 찍어내기'에 반발해 탈당한 인사들과 일단 잔류해 물러선 이들이 각자의 역할을 모색할 수 있다"며 "만약 당이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를 염두에 두고 '이재명 책임론'을 들어 '양면전술'을 구사하려는 복안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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