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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협의 했다는데 발표 직후 수정된 ISA…사전 조율 충분했나

김주혜 기자 (jhaefthr@dailian.co.kr)
입력 2026.08.12 05:00
수정 2026.08.12 05:00

민주당, 13일 의총서 세제개편안 추가 의견 수렴

"민심 반영해 고칠 건 고쳐야"…여권 보완론 확산

전문가 "영향받는 국민 많을수록 더 면밀히 살펴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인 한정애(왼쪽) 의원이 9일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내놓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이 발표 직후부터 수정 수순에 들어가면서 세제개편안 확정 전 당정 간 사전 조율이 충분했는지를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개인투자자 반발이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이 기존 ISA 제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정부와 수정 논의에 들어간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까지 발표 나흘 만에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정책을 발표한 뒤 민심을 수렴해 보완하는 통상적인 과정이라는 게 여당의 설명이지만, 발표 직후부터 핵심 내용에 대한 수정 필요성이 제기된 만큼 사전에 예상되는 반발과 정책 효과를 충분히 살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현재 정부 세제개편안 전반에 대한 의견 수렴과 보완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오는 13일 의원총회를 열어 정부 세제개편안과 부동산 공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민심은 아무래도 당이 반영한다고 봐야 한다"며 "방향성이 옳다 하더라도 그 방향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당정 간에 긴밀한 협의를 통해 조정할 부분은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ISA를 둘러싼 민주당의 현재 입장은 기존 제도의 혜택은 그대로 두고 '생산적 금융 ISA'를 선택적으로 추가하는 방향이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ISA는 건드릴 필요 없다"며 "거기에 플러스로 생산적 금융 관련 ISA가 들어오면 선택적으로 하면 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같은 방향은 이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 이전부터 재정경제부와 논의하고 있었다는 게 한 의장의 설명이다.


그는 "그 부분은 이미 재경부하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재경부도 조만간 당에서 요구하는 부분을 받아 조정하겠다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던 사안"이라고 했다. 대통령의 지시가 기존에 진행되던 수정 논의의 속도를 앞당길 것으로도 내다봤다.


다만 이 같은 설명은 역으로 정부안 발표 이전의 당정 조율이 어느 수준까지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민주당이 발표 직후부터 기존 ISA는 손댈 필요가 없다는 판단 아래 정부와 수정 논의에 들어갈 정도였다면 해당 문제의식이 정부안 마련 과정에서는 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민주당은 세제개편안이 정부 발표만으로 확정되는 것이 아니며 이후 입법 과정에서 계속 수정·보완되는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정책을 보완하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발표 직후 큰 폭의 수정이 반복될 경우 정책의 신뢰성과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책을 만들거나 바꾸기 전에는 최대한 면밀하게 검토해 문제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맞다"며 "정책을 일단 내놓고 문제가 생기거나 여론이 안 좋아지면 다시 고치는 방식이 반복되는 것은 올바른 방식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정책의 안정성이나 국정 운영의 안정성이 굉장히 떨어질 수 있고 상당한 혼란을 가중시킬 가능성도 있다"며 "정책을 추진할 때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책 수정 자체를 곧바로 정책 실패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완벽한 정책이라는 것은 없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수정·보완하는 절차 자체는 지금까지도 계속 있어 왔다"면서도 "보완해야 할 내용이 너무 크거나 손댈 부분이 많다면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조금 더 면밀하게 살펴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ISA처럼 일반 국민이 많이 이용하고 가입해 있는 제도라면 관련된 국민의 범위가 넓다"며 "정책의 영향을 받는 국민의 범위가 넓을수록 더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주혜 기자 (jhaefth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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