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 中 우환에도 나란히 1조 클럽 전망
입력 2022.12.15 14:36
수정 2022.12.15 14:36
삼성전기, 中 스마트폰·IT 부진에 4Q 영업익 감소
LG이노텍, 폭스콘 생산 차질 등에도 4Q 5천억 초과 전망
中 리오프닝으로 내년 MLCC·카메라 모듈 성장세 기대
국내 전자부품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중국 스마트폰·IT 산업 부진에도 나란히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고객 비중이 높은 중국 시장 부진으로 4분기 영업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에는 반등할 여지가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애플향 공급 비중이 절대적인 LG이노텍은 폭스콘 생산 차질 이슈에도 견조한 신제품 판매 등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스마트폰, PC 등 IT 세트 수요 감소와 중국 시장 부진 및 재고 조정 등의 영향으로 올 4분기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삼성전기의 올 4분기 영업이익은 2084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견줘 34.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분기 대비로는 33.0% 줄어든 것으로, 올해 가장 저점을 기록할 전망이다.
스마트폰·PC 등 전방산업 둔화로 실적이 계속해서 미끄러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올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보다 9% 줄어든 것으로 진단했다. 전년 동기 출하량이 3억2340만대였음을 고려하면 올해 3분기는 2억9430만대로 추정된다.
더욱이 올 상반기까지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의 3분기 출하량은 641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했다. 중국업체인 샤오미는 이 기간 11.2% 줄었고 오포와 비보도 18.9%, 22.4% 떨어졌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들에게 전기를 보관했다가 일정량씩 내보내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공급한다. MLCC는 모든 전자제품에 적용되기 때문에 '전자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MLCC 부품을 담당하는 컴포넌트사업부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49.4%를 차지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주요 제조사들이 감산 모드에 돌입한 것도 부정적이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기기(HHP·HandHeld Player) 3분기 가동률은 72.2%로 전년 동기 보다 8.1%p 하락했다. 전분기 보다는 3.3%p 떨어진 수치다.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할 경우, 4분기 가동률은 70% 초중반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주요 제조사들 역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잦은 봉쇄로 스마트폰 생산·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경제 성장 둔화로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불완전한 시장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하반기 유의미한 반등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삼성전기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조2954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조 클럽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나,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삼성전기는 4분기 시장에 대해 "IT용 수요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나 전장용 수요는 견조할 것을 본다"면서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고부가 초소형·초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대응하면서 전장용 거래선 다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 역시 중국 코로나 봉쇄와 IT 부품 수요 부진 등의 여파로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추정치)를 밑돌 전망이다. 4분기 추정치는 5826억원으로 올해 중 가장 고점이나, 중국 폭스콘 생산차질 등으로 이를 하회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애플 최대 협력업체인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아이폰14 80%, 아이폰14 프로의 85%를 생산해왔으나 지난 10월부터 시작된 인력 유출 상태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발하는 노동자들의 시위로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이노텍은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이를 담당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은 3분기 4조4395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견줘 48% 급성장했다.
SK증권은 "폭스콘 정저우 공정에 11~12월 생산 차질이 발생해 4분기 실적 하향이 불가피하다"면서 "4분기 생산 차질 물량은 1000만대 내외 수준으로 예상되며 12월 가동 상황에 따라 차질 물량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글로벌 수요 부진 및 중국 봉쇄 조치 여파 등으로 올해 생산량이 목표치인 9000만대 보다 300만대 적은 8700만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의 생산량이 하향 조정될수록 LG이노텍 역시 실적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다만 폭스콘 이슈에도 불구하고, 아이폰14 시리즈 등 신제품 출시, 환율 영향 등에 힘입어 LG이노텍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조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2642억원을 약 4000억원 웃도는 것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모두 중국발 이슈 해소 등으로 수요가 반등하게 되면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이 전체 스마트폰 수요의 2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리오프닝 시기에 따라 신규·교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리오프닝 이벤트로 중국 스마트폰 교체 수요를 자극하는 것이 글로벌 경기 우려가 높은 2023년 상반기 가장 기대할 만한 요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