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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하반기에도 믿을건 화물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1.07.22 06:01
수정 2021.07.21 18:19

화물 성과 힘입어 2Q 실적 동반 흑자 유력

여전히 높은 수요로 운임 상승 환경도 유리

여객 수요 회복 요원의 역설...재도약 난관

대한항공 항공기에서 코로나 백신을 하기하고 있다.(자료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반기에도 화물 실적에 기대를 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여객 수요 회복이 다시 요원해지면서 화물이 유일한 실적 방어 수단이 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 양대 항공사는 2분기 나란히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화물 사업 강화에 전력하는 모습이다. 이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화물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는 모두 내달 발표될 예정인 2분기 실적에서 화물 성과에 힘입어 흑자를 달성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화물 매출이 분기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에도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네 자릿수 영업이익 달성이 유력하다.


아시아나항공도 200억~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1분기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전환할 전망이다. 1분기 영업손실(-112억원)을 완전히 메우고 올 상반기를 플러스(+)로 마감하는 것이다.


화물 사업 역량 강화 속도 내는 두 대형 항공사

이에 두 대형 항공사는 하반기에도 화물 사업 강화를 통해 호 실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이미 지난해부터 유휴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용하며 화물 운송 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B777 10대, A330 6대 등 16대 여객기에서 승객 좌석을 떼어내 화물기로 전환했다. 또 B777 2대에는 승객 좌석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장치인 카고시트백(CSB·Cargo Seat Bag)을 장착했다.


화물기 운항 횟수도 늘려 나가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지난 5월 말까지 여객기에 화물만 싣는 '화물 전용 여객기'의 운항 횟수는 총 8300회에 달한다.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 도착한 아시아나항공기에서 미국산 계란을 하기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도 기존 화물기 외에 A350 여객기 4대를 화물기로 개조해 대당 왕복 46톤의 수송력을 추가 확보했다.


또 극저온·냉동·냉장 수송 콜드체인 구축이 필요한 코로나19 백신과 같은 특수 화물뿐만 아니라 미국산 계란과 체리 등 신선 식품으로 수송 제품 종류도 다양화하면서 화물 운송 경쟁력도 한층 강화해 나가고 있다.


고부가가치 화물인 체리의 경우, 올해 운송량이 약 5000톤에 달할 전망으로 2·3분기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1분기 화물기(개조 포함)를 120회 이상 운항에 투입, 20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을 달성했고 2분기 미주노선 화물 수송량이 7만1869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19.8% 늘었다.


화물 운송 공급난-높은 운임…실적 최적의 조건

양사의 화물 사업을 위한 외부 환경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고공행진을 하다 올 들어 다소 조정을 거쳤던 항공화물 운임은 지난 3월부터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항공 화물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지난해 12월 1㎏당 7.5달러에서 올해 3월 5.48달러로 떨어진 뒤 다시 급등하며 5월 8.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5월에 정점을 찍은 뒤 6월 하락하며 오름세가 다소 꺾였지만 여전히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6월 1㎏당 7.89달러는 지난해 최고치였던 7.73달러보다 여전히 위에 있다.


여기에 항공사나 해운사뿐만 아니라 정부까지 직접 나서 화물 운송 공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공급부족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화물 사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화물기 운항 횟수를 늘려도 물동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서 운임 상승과 물량 유지가 지속될 수 있는 구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의 지난달 화물 수송 실적은 27만 6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오르며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 1년째가 되는 지난 1월 20일 오후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항공기 출발 정보 전광판이 텅 비어있다. (자료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코로나 재확산으로 커진 여객 수요 회복 불확실성

두 대형 항공사가 화물에 전력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여객 수요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등 대외환경 변수가 여객 수요 회복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당초 기대했던 하반기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은 점점 어려워지는 양상이다.


정부가 최근 사이판 정부와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오는 24일부터 국내 항공사들의 인천~사이판 노선이 재개되지만 실수요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업계는 당초 7월 트래블버블을 시작으로 9월 추석 연휴 본격적인 여객 수요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사실상 물건너가는 분위기다.


현재의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 저하된 백신 접종 속도, 위축될대로 위축된 해외여행 심리 회복에 걸리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연내 수요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결국 여객 수요 회복을 통한 재도약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화물 수요에 역량을 집중해 실적 방어에 나서는 것 외에는 할수 있는 일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들은 저비용항공사(LCC)들에 비해 상황이 낫긴 하지만 화물만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해 재도약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여객 수요 회복이 계속 미뤄지게 되면 승무원 등 직원 고용 유지 부담이 커지면서 채용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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