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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인 찾은 이스타항공...LCC 업계 재편 신호탄되나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1.06.21 06:00
수정 2021.06.20 16:05

최종 인수 후보자에 건설기업 성정 발표 예정

정밀실사 후 내달 중 인수 계약 체결 유력

적자지속에 자본잠식 업계 변화 속도내나

이스타항공 항공기.ⓒ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이 충남 기반 부동산 기업인 ㈜성정으로 인수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다른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의 상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악화될대로 악화된 경영환경에 놓여진 상황에서 이번 인수가 장기적인 업계 재편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성정을 이스타항공의 최종 인수 후보자로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성정은 지난 17일 이스타항공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에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겠다는 공문을 보냈고 안진은 이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이후 법원은 성정의 입찰서류를 검토해 왔다.


이스타 품은 성정, 항공업 진출에 시너지 효과 기대

성정이 최종인수자로 선정되면 오는 28일부터 내달 2일까지 이스타항공에 대한 정밀실사가 진행될 예쩡으로 별 문제가 없으면 내달 중 본계약이 체결될 전망이다.


이후 부채 상환과 유상증자 등의 계획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다음달 20일까지 법원에 제출하면 매각 절차는 마무리된다.


충청도 부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성정은 골프장 관리업, 부동산임대업, 부동산개발업 등을 하고 있는 기업이다. 관계사로 27홀 골프장인 백제컨트리클럽, 토목공사업체인 대국건설산업 등이 있다.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 대표는 형남순 회장으로 성정은 형 회장의 아들인 형동훈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성정의 지난해 매출은 59억원, 백제컨트리클럽은 178억원, 대국건설산업은 146억원으로 기업 규모가 큰 편은 아니어서 부채규모만 약 2500억원에 달하는 이스타항공을 인수 후 회생시키는데 필요한 자금 동원력이 있으냐는 의문이 제기돼 왔다.


이에 성정은 오너 일가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개인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 인수 후 회생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성정이 이스타항공 인수로 골프 및 레저, 숙박, 개발 사업 등과 항공업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티웨이항공 항공기에 운송되는 화물이 탑재되고 있다.(자료사진)ⓒ티웨이항공
코로나 극복 효과 기대하지만...과당 경쟁 심화 불가피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새 주인을 맞으면서 다른 LCC 업체들의 움직임에도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상황에도 대형항공사들은 여객 수요를 화물로 대체하면서 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반면 그동안 여객에만 집중해 화물 사업을 위한 기본적 토대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았던 LCC들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컸다. 뒤늦게 화물 사업 강화에 나섰지만 뚜렷한 한계를 보이면서 속수무책으로 적자 상황이 지속돼 왔다.


각사는 올해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개시되면서 하반기부터 해외여행 수요가 조금씩 발생하면서 국제선 운항 등을 통한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과도한 경쟁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이스타항공 외에도 업계 1위 제주항공을 비롯, 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총 6곳이었던 LCC는 지난 2019년 3월 플라이강원·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 등이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으면서 현재 9개로 들어난 상태다.


국내선뿐만 아니라 국제선 노선을 감안하더라도 LCC 숫자가 국내 시장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 때문에 코로나19가 극복되면서 항공 수요가 어느정도 회복되도 업체들간 치열한 경쟁으로 실적 회복 효과가 제한적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향후 항공 수요 회복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점진적이나마 LCC업계 재편이 이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시기와 시간이 문제일뿐 업체들간 합종연횡이 일어날 여지는 많다는 것이다.


특히 항공업계 위기가 코로나19로 촉발된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LCC업계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과당 경쟁 심화로 경영환경이 악화돼 오면서 재편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던 터였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서울·에어부산 항공기.ⓒ각사
자금력 부족한 LCC, 합종연횡 모색으로 업계 재편되나

이미 현재 통합이 진행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산하에 있는 진에어(대한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이상 아시아나항공) 등 3사는 어떤 형태로든지 단일 브랜드로 통합이 될 전망이다.


두 대형 항공사간 통합 시점인 2024년경에 맞춰 이뤄질 이들 LCC 3사간 통합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업계 1위 제주항공 등 다른 LCC들의 행보도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LCC들이 장기간 적자 지속으로 인해 다양한 자본 확충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도 업계 재편의 속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에어서울을 비롯,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등 신생 LCC 3사도 지난해부터 모두 자본 잠식 상태다. 이 중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3월 사모펀드 JC파트너스 컨소시엄에 인수됐다.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 등이 자본총계(자기자본)가 자본금보다 적은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가운데 티웨이항공은 지난 4월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의 투자를 유치해 유상증자로 자금을 마련해 간신히 자본 잠식을 면한 상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자금력 부족에 시달리는 LCC들이 생존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업계 재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당장이야 각자 도생을 최우선에 두겠지만 현재의 시장 상황과 경쟁 구도를 감안하면 합종연횡이 고려하지 않을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생 LCC 3사의 시장 진입 등 코로나19 이전부터 과당 경쟁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상태였다”며 “지난해부터 경영난을 겪으며 버텨온 만큼 각사가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크겠지만 장기간 누적 적자로 저하된 체력때문에 곧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에어 소속 항공기가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뉴시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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