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사랑해" 한강 사망 의대생 아버지, 아들과 나눈 카톡 공개
입력 2021.05.02 23:34
수정 2021.05.02 23:37
손정민씨 아버지 손현씨 블로그에 심경 밝혀
아들과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 공개
"물 속에서 혼자 외로웠을 아들 생각하면 괴로워"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잠이 들었다가 실종 엿새째 되는 날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의 아버지가 아들과 나눈 카톡을 공개했다.
아버지 손현씨는 2일 자신의 블로그에 '아들과의 대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카카오톡 대화 캡처본을 올렸다.
손씨는 "오늘은 장례 2일째다. 드디어 입관을 했다"며 "한강 물속에서 혼자 외로웠을 아들을 생각하면 괴롭지만 예쁘게, 예쁘게 해줬다. 이제 제 아들과의 대화를 남기고자 한다. 제가 받고 싶은 이모티콘을 선물한 뒤로 그걸 써주면 너무 고마웠다"라고 적었다.
그가 공개한 카카오톡 캡처본에는 이모티콘과 함께 '아빠! 아빠! 아빠!'라고 부르는 아들의 다정한 대화가 남아있다.
아버지 손씨가 "아들아 사랑한다. 그리고 고맙다 잘 커 줘서"라고 말하자 아들은 '아빠! 사랑해!!'라는 이모티콘과 함께 "저도 고맙고 사랑합니다"라고 답한다.
손씨가 "아들, 본과 들어가니깐 열심히 지내서 기특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넌 자랑스러운 아들이야"라고 응원하는 말에 아들은 '아빠! 사랑해!!'라는 이모티콘으로 대답하기도.
특히 대화 속에서 아들 손정민씨는 '아빠 사랑해'라는 이모티콘을 자주 사용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손씨는 "전 이 아들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웠다. 이제 같이 여행은 못 가지만 아내와 다짐했다. 이 집에서 영원히 살면서 아들 방을 똑같이 유지하기로"라며 "이제 이 정민이 게시판은 이런 용도로 사용하고자 한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언제나 환영한다"라고 글을 마무리 했다.
해당 블로그 글에는 많은 누리꾼들이 찾아와 손씨에게 위로의 말을 남겼다.
앞서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손씨의 시신을 부검한 뒤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는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다"는 취지의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손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과수는 육안으로 감식한 결과, 왼쪽 귀 뒷부분에 손가락 2마디 크기의 자상이 2개 있으나, (이 상처가) 두개골을 파고 들어가진 않았다고 한다"면서 "무엇으로 맞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상이) 직접 사인은 아니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뺨 근육이 파열됐다고 한다. 입안의 치아는 괜찮은 상태"라며 "누구한테 맞은 건지, 어딘가에 부딪힌 건지는 아직 모른다"고 전했다.
국과수는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채취한 시료를 정밀 검사할 예정이다. 사망 원인은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는 약 15일 뒤에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