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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 박영선·오세훈, 최대 쟁점 '부동산' 토론…승자는 누구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1.04.06 00:10
수정 2021.04.06 03:48

5일 오후 방송기자클럽 초청 '마지막 TV토론'

재보선 최대 쟁점 '부동산' 놓고 긴 전선 형성

다양한 세부 쟁점에서 간만에 '정책대결' 펼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정책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최대 쟁점인 부동산 문제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마지막 TV토론을 통해 다양한 세부 쟁점에서 긴 전선(戰線)을 형성했다.


박영선·오세훈 후보는 5일 오후 양천구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공시가격 급등 등 문재인정권 부동산정책 평가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여부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 후보지의 적절성 △창동차량기지 활용 문제 등을 놓고 양보 없는 논전을 벌이며, 이번 보궐선거 들어 드문 '정책대결'을 펼쳤다.


현 정권 공동주택 공시가격 놓고 이견 교환
오세훈 "너무 많이 올라…동결하자는 게 공약"
박영선 "10% 캡 씌우겠다…급격한 상향 아냐"


현 정권 들어 급등한 공시가격을 놓고서는 오세훈 후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오세훈 후보는 "박근혜정부에서 공시가격이 14% 올랐는데 문재인정부 들어서 72%가 올랐다"며 "박영선 후보가 연간 10%만 올리겠다는 말씀이 굉장히 공허하다. 지난해에 너무 많이 올렸기 때문에 동결하자는 게 내 공약"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 동안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의 공동주택의 공시지가가 20~30% 올랐다. 너무 많이 올라서 당장 동결해도 재산세·건보료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동결하지 않고 10%씩 올리면 엄청나게 부담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박영선 후보는 "10%씩 올리겠다는 게 아니라 10% 캡을 씌우겠다는 것"이라며 "10%까지로 제한하겠다는 것은 6월 국회에서 당과 논의해서 법을 개정하고, 정부가 서울시와 의논해서 개선한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공시가격과 관련해서는 토론 후반부에 재차 충돌이 벌어졌다. 오세훈 후보가 박영선 후보의 '문재인정권 부동산정책이 잘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평가한 지점을 놓고 '어떤 부분에서 잘못됐느냐'고 캐묻자, 박 후보가 "1인 가구가 증가했는데 공급이 쫓아가지 못한 것을 반성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다시금 불길이 공시가격으로 옮겨붙었다.


오세훈 후보는 "문재인정부 부동산정책 중에서 잘못된 게 1인 가구 제때 공급하지 못한 것 하나 뿐이냐. 공시가격 급격하게 상향조정한 것은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냐"며 "서울시민들의 재산세가 올라간 것에 대해서는 전혀 반성이 없다"고 타박했다.


그러자 박영선 후보는 "뭐가 잘못됐는지를 설명하라"며 "공시가격은 급격하게 상향조정한 게 아니다. 부동산 값이 코로나19로 돈이 많이 풀렸기 때문"이라고 반발했다.


재개발·재건축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논란
박영선 "20~30%만을 위한 공약…불도저식"
오세훈 "박원순 때문에 진행 안돼…완화해야"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하겠다는 오세훈 후보의 공약을 겨냥해서는 박영선 후보가 이를 도마 위에 올렸다.


박영선 후보는 "재개발·재건축 관련해서 어떻게 정비지수제를 폐지한다는 공약을 할 수가 있느냐"며 "뉴타운 원주민 정착률이 20~30%인데, 20~30%만을 위해 공약하는 것이냐"고 추궁했다.


오세훈 후보는 "박원순 시장이 잘 진행되던 구역지정을 풀기 위해서 동의요건을 너무 완화해놓았다"며 "그러면 박영선 후보가 하겠다는 재개발·재건축은 어떻게 하면 (원주민을) 100% 재정착시킬 수가 있느냐"고 반격했다.


이에 박영선 후보는 "나는 참여형 개발을 할 것이고, 오세훈 후보의 재개발은 불도저식 개발"이라며 "(오 후보는) 2008년도에 SBS와의 인터뷰에서 초과이익을 확실하게 회수해야 한다고 했는데 또 말을 바꿨다"고 재차 추궁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후보는 "박원순 시장이 진행이 되지 않을 정도로 너무 지나치게 과도한 부담을 줬다"며 "너무 많이 환수해서 사업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다. 낮춰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토지임대부 주택, 물재생센터·교통섬에 가능?
오세훈 "악취가 많이 나는데 지을 수 있겠냐"
박영선 "악취는 없애는 기술이 다 개발됐다"


오세훈 후보는 토지임대부 주택 3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박영선 후보의 공약에 대한 검증에 나섰다.


오세훈 후보는 "토지임대부 주택 30만 가구를 어떻게 공급하겠다는 것이냐"며 "물재생센터(옛 하수분뇨처리장)는 악취가 많이 나는데 그곳에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교통섬은 나무만 우거져도 차가 보이지 않아 교통사고가 날 수 있는데 아파트가 생기면 교통사고는 생기지 않겠느냐"며 "서울시내에 교통섬이 얼마나 된다고 5000가구를 공급하며, 교통섬에는 차들이 굉장히 지나다니는데 그 5000가구는 어지럽지 않겠느냐"고 공박했다.


그러자 박영선 후보는 "물재생센터 위에다 짓겠다는 게 아니라 3만 평이 있다면 실제로 필요한 것은 1만5000평이라 그 옆에다 짓겠다는 것"이라며 "악취는 없애는 기술이 다 개발돼 있다"고 일축했다.


교통섬에 대해서도 "서울에 서른여 개 있는 교통섬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며 대단위 아파트를 짓겠다는 게 아니다"며 "강변에도 아파트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하면 많은 토지가 나온다"며 "당장 시작하면 2년 걸린다. 서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해봤기 때문에 안다"고 자신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후보는 "그것은 내가 한 것이다. 시장 시절에 내가 결정한 것"이라며 "(서부간선도로 지하화는) 10년째인데 아직도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동북권 '금싸라기' 창동차량기지 개발 방향은
박영선 "청년 원하는 직주일체…아파트 아냐"
오세훈 "스타필드 넣고 돔 올려서 K팝·야구"


서울 동북권의 5만4000평 마지막 '금싸라기 땅'이라 불리는 창동차량기지의 활용 방안을 놓고서는 복합공간으로 개발하자는 오세훈 후보의 구상과 직주일체형 개발을 해야 한다는 박영선 후보의 구상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오세훈 후보는 "내 공약은 그 지역에 업무시설·상업시설·문화시설을 집어넣자는 것"이라며 "하남스타필드와 같은 쇼핑공간에 고척돔과 같은 것을 올리면 K팝과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여유공간이 된다"고 내세웠다.


이어 "계획된 바이오메디컬은 서울대병원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들어가고서도 (공간이) 남는다"며 "지역구 의원들은 박영선 후보가 (주거지를 넣겠다는) 공약을 했을 때 굉장히 흥분하더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박영선 후보는 "노원구 주민들이 베드타운 때문에 예민하게 생각하는데 이준석이라는 분이 (내 공약을) 왜곡해서 전달한 것 아니냐"며 "내가 설명하는 것은 요즘 청년들의 직주일체형을 말한 것이지, 거기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직주일체형이라는 것은 같은 빌딩 내에서 일정 부분에는 사람이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그것은 잘못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후보는 "물어보는 것일 뿐인데 누가 잘못됐다고 하느냐. 이준석도 당협위원장이기 때문에 의견을 낼 수 있다"며 "직주일체형이라고 해도 아파트가 들어가는 것 아니냐. 직장과 아파트의 비율이 몇 대 몇이냐"고 물었다.


이 질문에 관해 박영선 후보는 "직장과 관련된 근무인원을 따져서 설계하기 나름"이라며 "어느 직장이 들어올지도 모르는데 우문(愚問)인 것 같다"고 일축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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