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보완수사 폐지로 지옥문 열려"…돌려차기 피해자 김진주 "누굴 위한 법인가"(종합)
입력 2026.08.05 00:10
수정 2026.08.05 00:10
韓 "변호사 비용에 따라 정의 달라지는 사법 민영화 우려"
"민주당 檢복수심 마케팅, 피해자 보호 시스템 무너뜨려"
김진주 "보완수사 있어 살인미수·강간미수 실체 밝혀내"
"사람은 누구나 실수해…보완 장치 양적으로 필요" 강조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완수사 금지, 지옥문이 열렸다'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도 함께 참석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검찰의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완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자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씨가 나란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 복수심 마케팅이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는 형사사법 시스템을 무너뜨렸다. 국민 모두에게 지옥문이 열렸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보완수사가 있어 범죄 실체를 밝힐 수 있었다. 범죄 피해자들은 지금 지옥에 있는데 누굴 위한 법인지 묻고싶다"며 해당 개정안을 강행한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한동훈 의원은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와 함께 말한다-보완수사 금지, 지옥문이 열렸다' 긴급 간담회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이 보완수사 금지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거부했다"며 "이로써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지옥문이 열렸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정부·여당이) 살인범 장윤기와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 등 범죄자 편을 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고 피해자에겐 지옥문을 연 것"이라며 "민주당 정치인들이 20년간 이어온 검찰 복수심 마케팅으로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시스템이 무너졌고 오늘 보완수사권에 칼을 꽂았다"고 비판했다.
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비롯해 김민석 전 국무총리, 송영길 민주당 의원, 이재명 대통령 등을 차례로 언급한 한 의원은 "검찰에 억울하게 당했다는 복수심 마케팅은 실체가 없다"며 "그 결과가 결국 범죄 피해자들에게 지옥문을 여는 악법으로 이어졌다"고 날을 세웠다.
이후 한 의원과 김진주씨는 간담회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다룬 방송 영상을 시청한 뒤, 당시 수사 과정에 대한 대담을 이어갔다. 한 의원은 "당시 경찰은 사건을 단순 폭행이나 상해로 봤지만 검찰은 피의자를 직접 불러 진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성범죄 가능성을 의심하고 추가 수사를 진행했다"며 "10월부터는 검사들이 범죄자를 직접 불러 진술을 검증하거나 경찰 수사의 허점을 보완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제도도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기능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없애버린 것이 이번 개정"이라며 "피해자들이 기록을 열람하거나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결국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돈을 써야만 국가로부터 정의를 받을 수 있는 구조는 사법의 민영화"라고 꼬집었다.
그는 "부실수사는 통계상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검찰이 적발할 기회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이라며"살인을 단순 변사로 처리하면 통계상 살인사건이 줄어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결국 억울한 피해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탄식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완수사 금지, 지옥문이 열렸다'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도 함께 참석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에 김씨는 자신의 사건이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살인미수와 강간미수 혐의까지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사건 초기에는 상해 사건으로 송치됐고, 의식을 잃었던 피해자인 저에게 경찰은 '성범죄를 당한 것 같으냐'고 묻는 정도였다"며 "가해자가 누구인지도, CCTV 사각지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알지 못한 채 가만히 있어야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 사건은 결국 검찰의 성취였다. 살인미수가 인정되지 않았다면 강간미수도 인정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2심에서 가해자의 DNA가 피해자의 청바지 안쪽에서 발견되면서 강간미수 혐의가 인정됐다. 수사관의 집념과 법리 검토에 따라 죄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자기 스스로를 "운이 좋은 피해자"라고 표현한 뒤 "저는 검찰의 보완수사가 있기 전에 재판이 진행됐기 때문에 운이 좋았던 것"이라며 "지금 다른 피해자들은 재판이 끝나기 전에 제도가 바뀌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기 때문에 경찰이든 검찰이든 서로를 보완할 장치는 양적으로 필요하다"며 "범죄 피해자 지원부서도 현재 검찰청 안에 있는데 앞으로 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김씨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형소법 개정안이 의결된 데 대해서도 "범죄 피해자들은 이미 지옥에 있는데 너무 남 일처럼 이야기하는 모습이 불쾌했다"며 "좋은 정치는 피해자를 이용하더라도 제도를 바꾸는 정치이고, 나쁜 정치는 필요할 때만 피해자를 이용하는 정치"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한 의원은 "국가는 피해자의 편이어야 한다. 이 문제는 특정 사건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며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모아 보완수사 기능을 정상화하는 입법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