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당원투표'까지 던졌지만…멀어지는 '복당의 꿈'
입력 2020.12.06 11:33
수정 2020.12.06 11:34
의원단 내 반대 여론 높자 "전당원투표 해달라"
국민의힘 내의 반응은 싸늘…반대 여론 광범위
"초재선 80% 이상 복당 반대한다고 보면 된다"
국민 '비호감도' 본인 주장과 달리 상당히 높아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자신의 복당을 놓고 전당원투표를 하자는 제안까지 내놓았지만 국민의힘 내의 반응은 싸늘하다. 애초 주장과 달리 의원단 내에서의 '복당 반대' 여론이 광범위하자 이런 제안까지 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관측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준표 의원은 최근 "당원의 입·복당 여부는 당원들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내 복당 문제를 전당원투표로 결정해달라. 아울러 지도부 신임 여부도 전당원투표로 실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홍 의원은 "내가 듣기로 부산 출신 의원 두세 명과 충청 출신 의원 한 명 빼고는 복당을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분은 없다고 들었다"며 "30~40대들이 국민의힘을 싫어하지, 홍준표를 싫어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하지만 홍준표 의원 복당 문제에 대한 국민의힘 의원단 내의 여론은 홍 의원 주장과는 상이하다는 게 중론이다. 복당 반대 여론도 홍 의원의 주장처럼 부산과 충청 일부에 국한된 게 아니라, 홍 의원의 현재 지역구인 대구부터 출생지인 경남까지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그분이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분이 세 분'이라고 하셨다는데,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의원 훨씬 많고 묵시적으로 반대하는 의원까지 합하면 거의 다"라며 "초·재선의 80% 이상은 복당에 반대한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지금 홍 대표가 돌아온다는 것을 누가 찬성하겠느냐"며 "지도부를 흔드는 모습도 반감만 키울 뿐"이라고 일축했다.
'비호감도'에 대한 홍준표 의원의 주장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리서치뷰가 미디어오늘의 의뢰를 받아 지난 9월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에 걸쳐 주요 대권주자의 호감도·비호감도를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홍준표 의원의 비호감도는 63%로 범야권 대권주자 중 황교안 전 대표(64%) 다음으로 높았다.
범야권 대권주자 중 비호감도가 가장 낮은 원희룡 제주도지사(46%)는 물론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5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54%), 유승민 전 의원(56%)보다도 높은 수치다.
40대 응답자에서는 홍준표 의원에 대한 비호감도가 7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복당 문제, 지금껏 전당원투표 부친 전례 없어
"복당 원칙적 찬성" 중진의원조차 '소이부답'
2017~2018년 당대표 시절 당 운영 반감 상당
'묻지마 통합론' 향해서도 "본인 위주 그림"

홍준표 의원은 복당 문제를 제기한 이후 의원단 내의 반대가 많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이를 의식한 듯 "당원의 입·복당 여부는 당원들이 결정하는 것이지, 국회의원들이 결정하는 게 아니다"며 전당원투표를 제안했지만 이 역시 반응은 신통치 않다.
무엇보다 복당 문제를 전당원투표로 결정한 전례가 없고, 당원 아닌 사람이 전당원투표를 하라고 제안한 전례 역시 없다.
홍준표 의원의 복당에 "원칙적으로는 찬성 입장"이라고 밝힌 중진의원조차 전당원투표 제안은 웃어넘겼다. 이 중진의원은 "대선 전에는 복당이 이뤄질 것이라는 뜻"이라며 "지금 지도부를 흔드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홍준표 의원 복당에 반대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다양했지만, 재선 이상에서는 2017~2018년 당대표 시절의 당 운영과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반감이 상당했다.
한 의원은 "홍준표 대표는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연달아 궐위됐는데도 한 달 내에 전국위원회에서 보궐선거를 해야 하는 당헌·당규를 어기고 선출하지 않았다. 본인이 혼자 당을 좌우하고 싶어서 그랬던 것"이라며 "현 정권의 독재와 법치주의 훼손 행태를 공격해야 하는 현 시점에 이런 홍 대표의 복당이 어울리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의원은 "언젠가 복당이 되긴 되겠지만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은 아니다"며 "애초부터 전국 광역단체장을 다 내주게 된 게 누가 대표였을 때 치러진 지방선거를 다 져서 이렇게 된 것인지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의원의 당대표 시절을 원외당협위원장 또는 지방선거 후보로 간접 체험했던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재선 이상 의원들과 같은 이유를 대는 의원들도 있었고, 홍 의원이 복당할 경우 오로지 본인이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 다수 의원들이 생각하는 방향과 반대로 당을 이끌려 해 당이 분열되고 지지율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많았다.
한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부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 '강성 우파'까지 다함께 하자는 홍준표 의원의 제안을 '묻지마 통합론'으로 치부하며 "과연 안철수 대표가 김문수 전 지사와 같은 배에 몸을 담고 싶겠느냐. 철저히 (홍준표 의원) 본인 위주 그림"이라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당이 중도로 이동하면서 본인이 오른쪽 끝으로 몰리자 김문수 전 지사 등 더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여 다시 본인이 가운데에 있는 것처럼 보이겠다는 것"이라며 "결국 본인이 중심에 서기 위해 당을 오른쪽으로 옮기겠다는 것인데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될지 회의적"이라고 바라봤다.
범야권의 대권주자로 꼽히는 인사의 핵심 관계자도 "가장 마지막에 함께 해야 하는 사람이 홍준표 대표"라며 "다른 대권주자들이 지금 홍준표 대표와 별로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 현주소를 냉정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