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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 트럼프'로 역전 VS '히든 바이든'도 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0.11.01 06:00
수정 2020.10.31 20:57

경합주 6곳 중 바이든 우세 5곳

지난 대선 '트럼프 승리' 예측 기관

잇따라 트럼프 우세 결과 내놔

오차범위 접전으로 예단 어려워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후보(자료사진). ⓒAP/뉴시스

미국 대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경합주 6곳에서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31일(현지시각) 미 정치분석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복수의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애리조나 한 곳을 제외한 모든 경합주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후보의 리드 폭은 △미시간(6.4%) △위스콘신(6.4%p) △펜실베니아(3.6%p) △플로리다(1.2%p) △노스캐롤라이나(1.2%p) 등으로 오차범위를 감안하면 결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일한 열세 지역인 애리조나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격차가 0.6%p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예견했던 두 곳의 여론조사 기관(트라팔가·라스무센)이 기존 흐름과 결이 다른 결과를 연이어 내놓고 있어 결과 예측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트라팔가가 최근 3일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애리조나(3%p) △플로리다(3%p) △미시간(2%p) 등 경합주 3곳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스무센 역시 같은 기간 △노스캐롤라이나(1%p) △애리조나(4%p)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위를 기록한 결과를 잇따라 내놨다.


30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레이크워스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AP/뉴시스
'샤이 트럼프', 영향력 발휘할까


두 여론조사 기관이 지난 대선에서 '샤이 트럼프'를 포착해 결과 예측에 성공했던 만큼, 이번 대선 역시 드러나지 않은 표심이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여론조사 기관 '갤럽'의 고문인 크리스토스 마크리디스 미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는 지난 28일 미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샤이 트럼프가 여전히 승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화당 소속 선거분석 전문가 조너선 야쿠보스키와 공동 기고한 '여론조사를 믿지 말라-트럼프가 승리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유권자의 17%가 지지 후보 공개를 꺼린다는 라스무센의 조사 결과 △미 국민 3명 중 2명이 가혹한 정치 환경 문제로 정치에 관해 진솔한 이야기를 하기 원치 않는다는 미 카토 연구소의 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지난 대선 '족집게 예측'으로 유명세를 치른 트라팔가의 로버트 케헬리 여론조사 수석위원은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여론조사가 '샤이 트럼프'를 간과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난 27일(현지시각) 미시간주 랜싱에서 열린 유세 행사 도중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다. ⓒ AP/뉴시스

반론도 있다. 지난 대선에서 체면을 구긴 주요 여론조사 기관들이 저학력 유권자 등에 가중치를 부여해 '보정된 결과'를 내놓고 있는 만큼, 샤이 트럼프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미 양극화된 미국 내 여론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가 더는 '수줍은' 일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 3년 반 동안 미국 정치가 굉장히 양극화됐다"며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게 더 이상 창피한 게 아니다. 샤이 트럼프가 이번에도 그만큼(지난 대선만큼) 작동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가능성도


일각에선 샤이 트럼프의 정반대 성격을 띠는 '히든 바이든(Hidden Biden)'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열성적인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봉변'을 당할까 두려워하는 유권자들이 지지후보를 주변에 밝히지 않고 투표장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더힐은 지난 28일 보도에서 2016년 대선 당시 '샤이 트럼프'가 다수 있었지만, 이번 대선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실망한 히든 바이든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대선후보를 단 한 번도 뽑아본 적 없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에서 '차악'으로 바이든 후보에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앞서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달 중순 보도에서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상당수 유권자들이 바이든 후보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실제로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직을 맡았던 토니 프라토는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이 같은 사실을 주변에 공개하지 않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29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후보가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드라이브인으로 선거유세를 펼치는 가운데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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