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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병제를 공론화 하자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0.09.17 08:00 수정 2020.09.15 08:41

첫째, 현재 전쟁을 수행 할 수 있을 정도로 잘 훈련이 되었는가

둘째, 디지털 시대에 모든 전투 장비가 고도의 전자화가 되어 있다

셋째, 2025년도 29만명, 직업 군인 비중이 전체 병력의 40.4% 차지

넷째, 출생아수의 급격한 감소로 군 입대 자원이 급격하게 감소

ⓒ데일리안 DB ⓒ데일리안 DB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논쟁 이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복무 황제 특혜 의혹이다. 이 문제가 사회적 파장이 큰 이유는 대한민국의 모든 남자는 특별한 신체적 이상이 없는 한 반드시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남성들의 의무인 군 복무는 유사시 전쟁을 대비하여 강한 정신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고된 훈련과 절제된 생활이 강제된다. 이렇게 힘들고 고된 군대 생활에 있어서 60만 대군이 모두 똑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부모들은 자기의 아들이 좀 더 좋은 보직을 받아서 군대 생활을 편하게 하기를 바란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군대에서는 좀 더 편한 군대생활을 할 수 있도록 권력과 인맥을 동원하여 로비를 해 온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는 이러한 청탁 문화가 매우 심했다. 오죽하면 전쟁에서 군인이 전사할 때, “빽”이라고 소리치며 죽었다는 슬픈 이야기도 있었겠는가? 즉 “빽(배경)”이 없어서 전방에 배치되었다는 한을 품고 전사한다는 이야기 이다.


그렇지만 민주화 시대에 가장 중요한 시대정신이 ‘공정과 정의’ 이기 때문에 현재의 군대는 소위 “빽”이 예전처럼 공개적으로 통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 추미애 장관 아들처럼 불공정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이 가는 상황은 전 국민들의 공분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는 자식에게 그런 특혜를 누릴 수 있게 해 주지 못하여 자괴감을 갖게 되고, 군대 생활을 하는 사병들은 자기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특혜를 누군가는 ‘부모 찬스’로 누리는 것을 보면서 분노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군대의 각종 훈련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사고가 발생될 가능성이 있는데, 만약에 사고가 발생하면 지휘관이 엄중한 책임을 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니 지휘관들은 강인한 군인다운 훈련을 시키기 보다는 안전한 훈련에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다.


또한 요즘에는 소대장들이 소대원들의 부모와 단톡방을 개설하여 자녀의 군대 생활에 대하여 시시콜콜 부모와 소통한다고 한다. 이게 무슨 군대인가? 군인은 유사시 전쟁이 발발하면 목숨 바쳐 나라를 구하는 임무를 지닌 특수한 집단이다. 즉 유사시에는 적과 전투를 해야 하고 나아가 적을 사살하는 임무도 수행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군대 훈련은 때로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는 혹독한 훈련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개인주의가 팽배한 20대를 강제로 군대에 입대 시켜서 조심조심 훈련을 하고, 1년 6개월 동안 군영에 잡아 놓는 현재의 징병제가 과연 현재 21세기 국가안보에 최선인가를 이제는 진지하게 논의할 시점이 되었다. 즉, 이제는 모병제에 대하여 진지하게 공론화 하여 국가 방위를 위하여 어떤 제도가 더욱 바람직한가?를 논의할 시점이 되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사병들이 유사시 국가를 위하여 전쟁을 수행 할 수 있을 정도로 잘 훈련이 되었는가? 에 대한 우려이다. 만약에 사회 분위기 상 병사들의 훈련을 전투 규정대로 할 수 없다고 하면, 이는 60만 대군도 아무 의미 없는 숫자에 불과하다. 반면에 모병제를 통하여 국가관이 확실한 젊은 사람들이 군대를 지원하게 되면, 제대로 된 군인다운 훈련을 통하여 일당백의 강인한 병사를 양성할 수 있지 않은가?


둘째, 디지털 시대에는 모든 전투 장비가 고도의 전자화가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처럼 18개월 근무하게 되면 장비에 익숙해 질 때에 전역하게 된다. 소수의 모병제 군인들을 제대로 훈련하여 전자장비에 대한 숙련도를 높인다면 전자 장비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다.


셋째, 국회 예산처 정책 연구 결과에 의하면, 2020년 현재 사병 규모가 35만명 규모인데, 2025년도에는 29만명으로 줄어들게 되어 직업 군인(전문 간부) 비중이 전체 병력의 40.4%까지 증가한다. 더욱이 병장 월급이 2020년도 54만900원에서 2025년도에 96만3000원으로 인상할 계획인데, 이는 부사관인 하사 월급의 절반 수준이다. 강제로 징집되어 의무적으로 군대 생활은 하는 병장 2명의 월급이 스스로 직업 군인의 길을 선택한 하사 월급 수준이다. 상식적으로 임무의 수행 능력에 있어서 숙련된 직업 군인 1명이 제대할 날을 기다리는 병장 2명 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즉, 소수의 정예 군대를 지향할 때, 재정적으로도 모병제가 더 큰 부담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넷째, 출생아수의 급격한 감소를 고려해야 한다. 2000년부터 2015년도 까지 매년 남아 출생아수는 20만명을 조금 넘는다. 군 입대 자원이 급격하게 감소하여, 어차피 조만간에 군대를 소수 정예화 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요즘에는 각종 군 면제 제도와 종교적 신념에 따른 대체 복무 등 병력 자원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수 정예의 잘 훈련된 군을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도 모병제가 바람직하다.


모병제를 할 경우 정말로 많은 청년들이 군대에 지원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 수 있다. 그런데 요즘에도 혹독한 훈련으로 소문난 해병대에 입대하기 위하여 재수 삼수를 하는 청년들이 많지 않은가? 군대에 지원하였을 때, 군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기본적인 대우를 해주고, 특정 전문분야에 대한 훈련과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전역 후에도 군에서의 경력을 활용하여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사회 진출시에 적절한 혜택을 부여하는 등 군대 지원의 동기를 부여 할 여러 방안을 강구한다면, 필요한 수의 지원자를 모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지원한 소수 정예의 강건한 군을 유지하는 것이 국가 안보를 위하여 더욱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모병제를 실제로 실시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여건상 그리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조만간 모병제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면, 지금부터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 중국으로부터 안보위협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대만이 2018년도부터 모병제를 실시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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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용구 전 중앙대 총장(통계학박사)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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