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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시대 한일관계②] '무파벌' 인사로 혼쭐났던 스가, 이번엔 다를까?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0.09.15 07:00 수정 2020.09.15 01:03

"파벌 요구 수용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5개 파벌 지지 영향으로 총재직 꿰찬 상황

주요 파벌, 간사장·관방장관 등 지분 요구 가능성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1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 손을 들어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1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 손을 들어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스가 내각'의 요직은 누가 꿰차게 될까. 14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동료 의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자민당 총재직을 꿰찬 가운데, '무파벌 스가'의 내각 인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베 정권에서 인사권을 주물렀던 그는 '무파벌 인사'를 내각 주요 포스트에 천거했다 잇따른 낙마로 코너에 몰린 바 있어 이번 내각 인사에 더욱 신중을 기할 가능성이 높다.


스가 신임 총재는 이날 당선 직후 단상에 올라 "관공서의 수직적 관계나 기득권익, 나쁜 전례주의를 타파해 규제개혁에 나서겠다"며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내각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후보 시절이던 지난 7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파벌의 요구는 수용하지 않겠다"며 "(인사 등에 있어) 사전 협의 등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각료 기용 문제와 관련해선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사람과 개혁 의욕이 있는 사람을 등용하겠다"고 강조했다. 특정 파벌에 속해있지 않은 스가 장관이 '인사'를 통해 쇄신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요 5개 파벌, 스가에 지분 요구 가능성


하지만 스가 신임 총재가 자민당 내 주요 파벌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총재직에 오른 만큼 주요 파벌을 고려하지 않고 인사를 단행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는 이날 총재 선거에서 유효표의 70%가량을 독식하며 압도적 승리를 거뒀지만, 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배출한 호소다파(98명) 등 당내 주요 5개 파벌이 지지를 표한 영향이 절대적이다. 스가 신임 총재가 총리로서 인사권을 행사한다 해도 임기가 내년 9월에 그치는 만큼 독자 행보가 주요 파벌의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일본 언론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우선 당내 4위 파벌(니카이파·47명) 수장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유임이 유력시된다. 선거 방식 결정권을 가진 그가 스가 측에 유리한 '약식 선거'를 결정하고, 주요 파벌 중 가장 먼저 '스가 지지'를 선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는 당 2인자로 평가되는 간사장직이나 내각 핵심인 관방장관 자리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 역할을 맡는 관방장관은 사실상 내각 2인자로 평가된다. 스가 신임 총재 역시 관방장관을 맡으며 정치적 위상을 높여왔다.


특히 아베 정권 들어 관방장관이 다른 장관을 포함한 고위 관료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돼 '정권 실세'로 평가된다. 실제로 스가 신임 총재가 관방장관이던 지난해 9월 개각에선 무파벌 출신 장관이 6명이나 입각했다. 당시 주요 파벌은 2~3개 자리를 나눠 맡는데 그쳐, '스가 입김' 가능성이 힘을 얻었다.


하지만 스가 장관의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장관들이 선거법 위반 등으로 잇따라 실각하며 정치적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당시 아베 정권 지지율 역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내각 2인자' 관방장관 인선 주목해야


스가 신임 총재가 능력 위주의 인사를 공언한 데다 과거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관방장관 자리에 누구를 앉히느냐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일본 언론이 관방장관 후보로 거론하는 주요 인물은 니카이 간사장과 가까운 모리야마 히로시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이시하라파·11명), 아베 정권에서 관방부(副)장관을 지낸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다케시타파·54명), 아베 정권에서 지방창생상과 경제산업상을 지낸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무파벌), 아베 총리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호소다파) 등이다.


일각에선 이번 총재 선거 출마를 저울질하다 스가 장관 출마 선언 이후 물러선 고노 다로 방위상(아소파·54명) 기용설도 제기된다.


아울러 스가 신임 총재가 이번 선거에서 함께 경쟁했던 이시바 전 간사장의 이시바파(19명)와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의 기시다파(47명)에게 손을 내밀지도 주목할 대목으로 평가된다.


지난 8일 일본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후보 입회 연설회를 앞두고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왼쪽),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가운데),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오른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지난 8일 일본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후보 입회 연설회를 앞두고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왼쪽),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가운데),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오른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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