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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국공 사태에서 잊혀진 질문들

  • [데일리안] 입력 2020.06.30 07:00
  • 수정 2020.06.29 16:43
  • 데스크 (desk@dailian.co.kr)

왜 인국공이 신의 직장이어야 하는가?

누가 인국공의 정규직 전환 비용을 대는가?

정규직 전환 이후 다음 요구 사항은 무엇일까?

무엇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올바른 길인가?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을 비롯한 연대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직접고용전환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을 비롯한 연대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직접고용전환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정치권과 언론은 물론 모든 국민들이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에 참전하고 있다. 인국공 사태는 단지 청년의 문제가 아니다. 시대의 화두인 공정의 문제이자 모든 국민들의 당면하고 있는 정규직-비정규직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찬반 논리가 치열하게 격돌하고 있지만 정작 다음의 질문들은 제대로 나오고 있지 않다.


왜 인국공이 신의 직장이어야 하는가?


인국공 정규직 평균연봉은 대략 9000만원, 정규직 신입사원 연봉은 4600만원이다. 삼성전자 뺨치는 수준이다. 가히 신의 직장이다. 그렇다면 인국공의 이런 보수 체계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삼성전자처럼 국제적 경쟁력일까? 물론 인국공의 공항 경쟁력은 세계적 수준이긴 하다.


하지만 본질적인 경쟁력은 <국가 독점>이다. 인국공은 국가의 토지와 자본으로 건설되었고 일정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때까지 국가가 모든 비용을 댔다. 회사마다 다른 보수 체계를 짤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이 주인이고 국가의 이름으로 독점을 허용된 공기업이 무슨 근거로 신의 직장을 만들고 신의 월급을 주는 있는가? 왜 우리는 인국공에 들어가는 과정의 공정을 얘기하면서도 이 문제는 거론하지 않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인국공을 방문하여 여기부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인국공이 알짜배기 흑자 공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흑자 공기업은 자신들이 잘해서 흑자를 내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단지 국가의 이름으로 좋은 목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기업의 흑자는 신의 직장을 만드는데 쓸 게 아니라 마땅히 국민에게 환원되어야 한다.


누가 인국공의 정규직 전환 비용을 대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인국공을 방문했을 때, 비정규직 문제를 ‘양극화 해소의 관건’이자 ‘인권의 문제’라고 말했다. 공공부문부터 시작하여 일반 기업으로 확대하겠다고 장담했다. 문재인 정권은 비정규직 차별이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고 이제껏 해결하지 못한 것은 정부와 기업이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비정규직 문제를 ‘당위’와 ‘의지’의 문제로 해결할 수 있을까?


정규직 전환의 문제는 사실 복잡하지 않다. 누군가가 다음의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


첫째, ‘현재’ 시점에서 정규직 전환에 필요한 ‘비용’을 누군가 부담하면 된다.


둘째, ‘미래’ 어느 시점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한 사업 재편과 구조 조정의 ‘책임’을 누군가 짊어지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독단적으로 ‘현재 비용’과 ‘미래 책임’을 전적으로 국민에게 돌렸다. 아무리 대통령이지만 현재 비용은 그렇다 치더라도 미래 책임마저 국민에게 돌릴 권한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무릇 세상일이 그러하듯, 개인이나 기업이나 나라나 좋은 시절만 있을 순 없다. 어려울 땐 일과 사람에 대한 구조 조정을 피할 수 없다. 나아가 제대로 된 경영자나 지도자라면 어려울 때를 대비하여 평상시에도 조직의 체질을 강화하는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다. 그것이 세상살이 이치다.


정규직 전환 이후 다음 요구 사항은 무엇일까?


이번 인국공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람들은 단지 이것만으로 만족할까? 장담하건대 그럴 리가 없을 것이다.


첫째, 그들은 기존 정규직에 상응하는 직급을 요구할 것이다. 정규직을 획득한 마당에 그에 상응하는 직급을 요구할 때 거절할 논리적 근거가 없다.


둘째, 그들은 호봉 체계를 요구할 것이다. 직급을 획득한 마당에 계약직으로 근무했던 기간과 나이를 감안하여 호봉을 요구할 때 거절한 논리적 근거가 없다.


셋째, 그들은 승진 체계를 요구할 것이다. 직급과 호봉을 획득한 마당에 승진 체계에서 이들을 배제할 논리적 근거가 없다.


문재인 정권 들어 공공부문에서 정규직 전환이 이뤄진 거의 모든 곳에서 이와 같은 요구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들은 단위 노조에서 산별 노조 나아가 전국 단위 노조로 세를 키워 가며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해내기 위해 투쟁 중이다. 이런 요구들은 하나같이 ‘현재 비용’과 ‘미래 책임’을 모두 국민들이 져야 하는 것이다.


무엇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올바른 길인가?


비정규직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 말대로 ‘양극화 해소의 관건’이자 ‘인권의 문제’가 맞다. 그렇다면 왕도는 있는가? 문재인 정권 방식이 왕도인가? 비정규직 문제는 왕도는 없고 글로벌 스탠다드만 있을 뿐이다. 즉, 국가개혁 글로벌 스탠다드 말이다. 전 세계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다음과 같은 길을 가고 있다.


첫째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를 해소하고, 둘째 둘 사이의 부당한 차별을 금지하며, 셋째 고용 불안 해소를 위한 사회안전망을 재구축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의 본질은 노동시장 이중구조이다. 전체 노동자의 10%에 불과한 <대기업/공공부문종-정규직-노조 노동자의 철의 삼각 기득권>이 <중소기업-비정규직-비노조 노동자>의 희생 위에 유지되고 강화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말이다.


철의 삼각 기득권은 말한다. 우리를 끌어내리지 말고 나머지를 우리 수준으로 끌어올리라고 말이다. 그럼 이들에게 묻겠다. 거기에 들어갈 ‘현재의 비용’과 ‘미래의 책임’은 누가 질지 말이다.


세계 어떤 나라도 문재인 정권 빼고 그들의 주장처럼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 않다. 이렇게 하다 망한 나라가 그리스고 베네수엘라다. 현재의 비용과 미래의 책임을 국민과 특히 미래 세대에 떠넘기는 것이 전형적인 <국가주의 포퓰리즘>인 것이다.


ⓒ

글/김용태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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