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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대신 벌크업’ 이강인, 장점 극대화 의지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0.06.04 06:00 수정 2020.06.04 08:08

최근 훈련장에 '벌크업' 된 모습으로 나타나

발 느려도 볼 간수 능력 뛰어나면 생존 가능

'벌크업'에 성공한 이강인. ⓒ 발렌시아 공식 SNS '벌크업'에 성공한 이강인. ⓒ 발렌시아 공식 SNS

발렌시아 이강인(20)이 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된 사이, 확 달라진 체구로 나타났다.


발렌시아 구단은 최근 구단 SNS를 통해 선수들의 훈련하는 장면을 사진과 영상에 담아 공개했다.


눈길을 끈 선수는 역시나 이강인이다.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호리호리한 체구였던 이강인은 양쪽 팔에 울퉁불퉁한 근육이 잡혔고 허벅지도 더욱 튼실해진 모습이다. 이는 상당 수준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거친 것으로 일명 ‘벌크업’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이강인은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선수로 구분된다.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은 능숙한 경기 운영과 탈압박, 그리고 패스 능력은 공격형 미드필더가 갖춰야 할 필수 능력치로 출전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번뜩이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던 이강인이다.


반면, 느린 발이 치명적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공격과 수비를 병행해야 하는 현대 축구에서 공격수의 수비 가담, 수비수의 공격 가담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강인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 중 평균 이하의 주력을 지녀 토탈 사커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이와 같은 단점은 그가 발렌시아에서 확실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하는 요인으로 늘 언급된다.


몸집이 커진 이강인은 탈압박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다. ⓒ 뉴시스 몸집이 커진 이강인은 탈압박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다. ⓒ 뉴시스

사실 주력은 타고나는 부분이라 훈련을 통해 능력치를 끌어 올리는데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발이 빠른 선수가 모두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주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패스 길목을 읽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축구는 발이 아닌 지능으로 하는 스포츠다.


물론 빠른 발은 축구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느린 발을 지녔던 선수들이 모두 실패했던 것도 아니다. 남다른 축구 지능과 패싱력을 갖춰 월드클래스로 군림했던 안드레아 피를로, 후안 로만 리켈메, 세르히오 부스케츠 등의 성공 사례도 충분히 있다.


‘벌크업’에 성공한 이강인은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탈압박이 강조되는 최근 추세를 감안할 때 몸집을 불린 이강인의 피지컬이라면 볼 간수 능력의 장점을 충분히 극대화할 수 있다.


공은 발보다 빠르다. 느린 발의 약점을 피지컬 강화에 이은 빠른 패스로 메우겠다는 이강인의 선택이 좋은 결실로 맺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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