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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株 최저가 행진...1분기 바닥 찍고 반등할까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0.03.02 05:00 수정 2020.03.02 05:54

코로나19 사태에 연일 뒷걸음질...5개월 만에 30% 넘게↓

유가 50달러선 붕괴...“하반기 기저효과·IMO 규제 기대”

정유주가 코로나19 확산 공포로 연일 52주 최저가를 경신 중이다.사진은 지난해 10월 9일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의 석유 굴착기와 펌프 잭(pumpjack)의 모습.ⓒ뉴시스 정유주가 코로나19 확산 공포로 연일 52주 최저가를 경신 중이다.사진은 지난해 10월 9일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의 석유 굴착기와 펌프 잭(pumpjack)의 모습.ⓒ뉴시스

업황 불황에 시달리는 정유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까지 겹쳐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가뜩이나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태다. 다만 증권사들은 정유주가 올해 1~2분기 바닥을 찍은 뒤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2일 한국거래소애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8일 3.00%% 하락한 1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에쓰오일도 3.20% 내린 6만6000원에 마감했다. 연일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약 5개월 만에 30%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GS도 올해 들어서만 18%가량 빠졌다.


현재 불황의 터널에 갇힌 국내 정유주는 대내외 악재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미 정제마진 하락으로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의 수요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6일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의 기업 신용등급을 각각 'Baa1'에서 'Baa2'로 한 계단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정유와 석유화학 사업의 지속적인 부진과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경기 하강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인 ‘IMO 2020’ 시행 기대감은 정제마진 개선 효과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타나면서 사그라들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원유수요 위축 우려가 불거지자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국제유가의 급락이 주가 하락세로 이어졌다.


국제유가는 최근 연속 2~3%대 하락하며 1년여 만에 50달러 선이 붕괴됐다. 지난 27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4%(1.64달러) 내린 47.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5.8% 하락해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유부문 실적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은 유가 변동과 맞물려있다. 유가가 올라가면 원유가격과 정제된 석유제품 가격의 차이를 뜻하는 정제마진이 늘어난다. 지난해 정제마진 하락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정유업계에 최근의 유가 하락이 더욱 뼈아픈 이유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항공 운항노선이 크게 줄면서 항공유 수요까지 위축되고 있다.


다만 올해 1~2분기까지 석유제품 마진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하반기 기저효과가 예상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석유제품 크랙이 최근 급격히 하락하고 있으나 하반기부터 수요 기저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시기에는 국내 항공유 수출이 전년 대비 34% 감소했지만 2004년에는 기저효과로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IMO 규제 확대도 투자 포인트로 지목된다. IMO는 올 초 선박유의 황 함량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다음 달부터는 선박이 고유황연료유(HSFO)를 싣고만 있어도 제재를 가한다. 국내 정유업계는 IMO 규제에 대비해 선제 투자를 해왔다.


이와 관련해 이 연구원은 최우선주로 에쓰오일을 제시했다. 그는 “에쓰오일은 정유·화학 복합시설인 ‘잔사유 고도화·올레핀 다운스트림(RUC·ODC)’ 프로젝트 진행으로 HSFO 비중이 급격히 감소했고, 올해 하반기 순수 정유업체의 실적·주가·밸류에이션 반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최근 LG화학의 ‘전기차용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의 손을 들어준 것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ITC는 지난 14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간 전기차용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판결’을 내렸다. 조기 패소 판결은 일종의 예비 판결이다. SK이노베이션은 조만간 이의제기를 신청할 예정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투자심리 훼손이 불가피하지만 하반기 정유·화학 업황 회복을 가정, 장기적으로 소송 협상 가능성을 고려해 목표주가 14만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SK이노베이션은 법적 검토 후 남은 소송절차에 임할 것이라 밝혔지만, 산업생태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는 표현을 통해 협상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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