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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최악의 정제마진’…SK이노‧에쓰오일 등 4분기 실적 ‘비상’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입력 2020.01.19 06:00
수정 2020.01.18 20:15

4분기 평균 정제마진 1.6달러…손익분기점 밑돌아

PX 시황 악화…악겹재에 정유사 실적 악화 우려

국내 정유4사 로고.ⓒ각 사

정유업계가 마이너스(-)대 정제마진에 직격탄을 맞으며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꼈다.


1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평균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1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10월 평균 배럴당 4.1달러, 11월 평균 0.7달러로 약세를 보였으며, 4분기 평균 1.6달러에 그쳤다.


정유사의 수익성 핵심 지표로 꼽히는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이다.


국내 정유사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정제마진이 내려가면 정유사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올라가면 그 반대다.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질 경우 석유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지난해 정제마진은 일시적 반등을 제외하면 손익분기점 아래를 맴돌며 정유사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2018년 말부터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석유제품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반면 중국의 정유공장 가동률이 늘어나면서 역내 공급이 증가한 탓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주간 평균 정제마진이 네 차례나 마이너스대로 떨어지면서 ‘최악의 정제마진’을 기록했다. 10월 셋째 주 손익분기점 아래로 고꾸라진 정제마진은 끝내 반등하지 못했다.



2019년 정제마진 추이.ⓒ증권업계

파라자일렌(PX) 시황 악화도 정유사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PX 시황은 지난해 미중 무역갈등으로 수요가 정체된 반면 중국 내 설비 증설러시로 부진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PX 평균 가격은 4분기 t당 802달러로 1분기 t당 1074달러에 비해 약 25% 내렸다. 전년 동기(t당 1140달러)와 비교해 크게 줄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PX 스프레드(PX 제품 가격에서 원료(나프타) 가격 차이)는 t당 252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t당 576달러)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PX는 원유나 콘덴세이트(초경질유)를 정제해 나온 나프타를 분해해 만드는데, 국내 정유사 화학사업의 핵심제품이다. 국내 정유사의 석유화학사업에서 PX는 영업이익 기여도가 80%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의 PX 생산능력은 연산 260만t으로 국내 1위이며, 에쓰오일(190만t)과 GS칼텍스(135만t)가 뒤를 잇는다. 현대오일뱅크 자회사인 현대코스모도 연산 118t의 PX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정제마진 및 PX 시황 악화로 겹악재가 덮치면서 정유업계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SK이노베이션 영업이익은 2159억원, 에쓰오일은 2224억원으로 추정된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국내 정유4사가 동반 적자를 기록한 2018년 4분기와 비교하면 흑자로 돌아섰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34.6%, 3.6% 줄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3745억원으로, 전년 대비 35.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영업이익은 6395억원으로 전년 보다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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