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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 대첩’ 또 민낯 드러낸 롯데 저질 야구

김윤일 기자
입력 2019.06.21 07:12
수정 2019.06.21 12:24

롯데 마운드 9회에만 7실점하며 역전패 허용

내야수들 잇따른 수비 실책, 기본기 문제 심각

‘6·20 대첩’의 희생양이 된 롯데 양상문 감독. ⓒ 연합뉴스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가 다시 한 번 수준 낮은 야구로 팬들을 분통 터지게 했다.

롯데는 20일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 경기서 9회말 7실점하며 7-10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최근 4연승을 달리던 롯데가 이날 경기를 잡았다면 9위 한화를 반 경기차로 쫓아 탈꼴찌를 희망할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분위기 반전은커녕 보고도 믿기 어려운 역전패의 희생양이 되며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6·20 대첩’라 불러도 모자라지 않은 한화전 9회말은 롯데가 안고 있는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롯데는 6회와 7회, 각각 3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었고 9회에도 한 점 더 추가하며 7-3으로 앞서 5연승에 성공하는 듯 했다. 그러나 9회말에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8회 등판했던 마무리 손승락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대타 지성준에 이어 장진혁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강판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앞선 8회 김태균을 막기 위해 조기에 꺼내들었던 마무리 카드의 승부수가 악재가 될지 아무도 몰랐다.

양상문 감독은 손승락을 내리는 대신 구승민을 투입시켰으나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후 노시환을 희생플라이로 유도, 한 점을 아웃카운트 하나와 맞바꾸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롯데의 대재앙은 이때부터 시작이었다. 구승민은 후속 타자 정은원을 투수 앞 땅볼로 잘 유도해놓고 송구 실책으로 추가실점하고 말았다. 이어 강경학을 삼진으로 처리, 이제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하나였다.

외국인 타자 호잉을 맞은 구승민은 잔뜩 긴장한 듯 초구로 던진 포크볼이 빠졌고, 이를 포수 안중열이 제대로 막지 못하며 3루 주자의 득점을 이뤄졌다. 이후 호잉은 삼진을 당했으나 낫아웃 상황이 만들어지며 1루까지 뛰어갔고 한화의 공격 찬스가 계속 이어졌다.

양상문 감독은 박진형으로 투수를 교체한 뒤 김태균을 자동고의4구로 내보냈다. 그리고 이성열의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이 터졌고, 대전 구장에는 ‘나는 행복합니다’ 노래가 울려 퍼졌다.

롯데의 어설픈 수비는 결국 끝내기 역전 만루 홈런으로 이어졌다. ⓒ 연합뉴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롯데 투수 3명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3개의 피안타와 2개의 볼넷을 내줬다. 정상적인 수비였다면 최소 2점 이내로 묶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1폭투, 1실책이 추가됐고, 마지막 내준 안타가 만루 홈런으로 이어지며 실점이 7점으로 불어났다.

기본기가 탑재되어 있지 않은 내야 수비는 물론 마운드의 붕괴까지 프로 1군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플레이들이 속출했다. 롯데가 올 시즌 왜 최하위로 추락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던 9회말 악몽이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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