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만, 올해 상반기 수출액 사상 처음 日 추월
입력 2026.08.07 17:16
수정 2026.08.07 17:18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를 항공기에 적재하고 있다. ⓒ 뉴시스
한국과 대만의 수출액이 올해 상반기에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인공지능(AI) 확산 붐에 힘입어 첨단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수출액은 4963억 달러(약 704조원), 대만은 4166억 달러를 각각 기록해 일본의 3844억 달러를 모두 앞질렀다. 이는 닛케이가 미쓰비스UFJ에 의뢰해 한국·일본·대만의 무역통계와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유엔 무역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다. 한국과 대만이 상반기 수출 규모에서 일본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미만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한국과 대만은 각각 50%에 가까운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은 특히 반도체가 성장세를 주도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첨단 메모리 수요가 급증한 덕이다. 올해 상반기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1490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 대만도 1332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대만 양국 모두 약 30%에 달했다. 반면 일본의 집적회로 수출은 212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5%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은 TSMC를 중심으로 A 용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수요를 흡수했다.
반면 일본은 반도체 제조장비와 소재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최종 제품인 첨단 반도체 생산에서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미약하다. 반도체 제조장비와 관련해 일본의 올해 상반기 수출은 150억 달러로 한국(52억 달러)과 대만(35억 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장비는 한 번 설치하면 장기간 사용하는 특성상 AI 반도체처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더라도 수출 증가 폭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닛케이는 “AI 시대에는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국가가 더 큰 부가가치를 확보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며 "반도체 소재와 장비 분야의 경쟁력만으로는 급성장하는 시장의 과실을 모두 누리기 어렵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