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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충격 목동, 급매는 아직..."강남만 띄우는 정부에 신뢰 1도 없어"

이정윤 기자
입력 2018.02.23 06:00 수정 2018.02.23 06:08

안전진단 강화 이후 차분히 대응 중…아직은 매물품귀 현상

일시적 집값 급락 예상…중장기적 관점, 상승세 유지 전망도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신시가지7단지 아파트 전경. ⓒ이정윤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신시가지7단지 아파트 전경. ⓒ이정윤 기자

“급매물이요? 매수 문의는 있지만 떠도는 이야기 처럼 실매물은 없어요. 지금 7단지 35평짜리는 1층인데도 15억원에 팔리는 걸요.”

정부가 지난 20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올해 10월이면 1단지부터 14단지까지 모두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채우는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이 지연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호가를 낮춘 목동 아파트 급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소문이 있어 이를 확인하고자 지난 22일 목동 일대를 찾았다. 하지만 소문과는 달리 아직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부동산 "단기간 관망세 있겠지만 회복 자신"

목동7단지 아파트 인근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안전진단 기준 강화가 발표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것도 있겠지만 실제로 급매물이 나온다고 해도 크게 호가가 떨어지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며 “보시다시피 매수 문의는 꾸준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 분위기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도중에도 몇 통의 매수 문의전화가 걸려와 대화가 끊기기를 반복했다.

이어 그는 “목동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 집값이 2~3주 정도 관망세를 보이다가 결국 다시 오르기를 반복해 왔다”며 “재건축 사업 지연으로 상승이 주춤할 순 있겠지만 결국엔 또 상승세를 탈 것”이라며 집값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목동역 부근에 위치한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목동에는 실거주자들은 물론이고 투자자들조차 마음이 느긋한 집주인들이 많아서 정부 정책에 따라 쉽게 집값이 오락가락 하진 않는다”며 “목동에 실거주가 아닌 투자자 대부분은 자투리 돈을 묻어둔다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한 강남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2~3년 전부터 목동으로 강남의 투심이 몰려들었다. 지난 박근혜 정부가 재건축 연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하자, 준공 후 30년을 앞두고 있는 이곳 일대 아파트에 투자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도시정비부문 관계자는 “이번 안전진단 강화로 무조건 재건축 예정 단지들이 모두 지연됐다고 볼 순 없다”며 “30년 연한은 채웠지만 아파트 자체가 멀쩡해 기존의 안전진단 기준으로도 재건축 허가가 나기 쉽지 않은 곳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가구당 0.5대 수준의 평균 주차대수로 주차대란을 겪고 있는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내 전경. ⓒ이정윤 기자 가구당 0.5대 수준의 평균 주차대수로 주차대란을 겪고 있는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내 전경. ⓒ이정윤 기자


주민들 아직 차분하지만 "정부에 큰 실망"

반면, 이날 만난 실거주 주민들은 재건축 사업 지연에 대해 매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신환 목동1단지 동대표는 “집값 상승을 이끈 건 강남 재건축 아파트인데 이번 안전진단 강화로 피해를 보는 건 비강남권”이라며 “올해나 늦어도 내년에는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설립할 계획이었는데 이번 일로 사업이 지연돼 망연자실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미 이번 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친 상태라 목동 부동산 시장이나 주민들은 차라리 차기 정권을 기다리자며 크게 동요하진 않고 있다”며 “다만 주차 대란이나 옥상 누수 등의 문제가 심각한데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재건축 사업이 지연됐다는 점에선 아쉬움을 감출 순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잠시 둘러본 목동 아파트는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차들이 2‧3중으로 주차가 돼 있는 등 주차공간이 매우 협소한 상황이었다. 심지어 소방차전용 구역에도 주차가 돼있었다.

목동에서 30년을 살았다는 한 50대 주민은 “이 곳은 기본적으로 보수 지지자가 많은 지역이었지만 현재는 양천구 갑과 구청장 등이 민주당이다"라며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두고보자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목동 지역은 장기적으론 집값이 오르겠지만, 조만간 일시적인 급락 가능성은 있다”며 “몇 년 전 강남 집값이 고점일 때 분수효과로 목동에 투자수요가 쏠렸는데, 그 중에 분명 자금력이 부족한 사람들도 몇몇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신시가지9단지 아파트 전경. ⓒ이정윤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신시가지9단지 아파트 전경. ⓒ이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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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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