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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제스처에도 '레드라인' 침범한 북…새 정부 대북구상은?

하윤아 기자
입력 2017.07.05 00:01
수정 2017.07.05 06:28

전문가 "문재인 정부, 현 상황에서 대화 국면 끌고 나가기 어려워"

G20 참석 계기 '베를린 선언'에 어떤 대북 메시지 담길지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6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전문가 "문재인 정부, 현 상황에서 대화국면 끌고 나가기 어려워"
G20 참석 계기 '베를린 선언'에 어떤 대북 메시지 담길지 주목


북한이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지 불과 사흘 만에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서 '대화와 제재의 병행'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도 시험대에 올랐다. 대화 의지를 드러내며 남북관계회복에 나서려는 새 정부에 북한이 미사일 도발로 대응하면서 당분간 남북 대화 분위기 조성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 40분경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끝난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회담 결과에 대한 반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앞서 대남기구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 중앙위원회 성명을 통해 "미국 상전에게 찾아가 위대한 한미동맹이 자신의 뿌리이고 그것이 있어 오늘이 있다느니 하며 온갖 추태를 다 부렸다"며 문 대통령의 방미 당시 발언을 직접적으로 거론해 비난했다.

정영태 동양대 군사연구소 소장은 "미사일 개발 능력을 고도화하는 시험발사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지만 특수하게는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직접적인 반발"이라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끌어낸 공동성명의 내용에 북한이 굉장한 실망감을 드러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가 무엇이든 이번 도발로 새 정부의 대북구상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속하고 이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새 정부가 적극적인 대화의 메시지를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6·15 공동선언 17주년 기념식 축사를 통해 "북한이 핵·미사일 추가 도발을 중단한다면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 바 있고, 최근에는 '핵 폐기'가 아닌 '핵 동결'로 대북 대화의 문턱을 낮추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도발로써 분명한 대화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새 정부의 대북 구상은 당분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소위 '레드라인'을 침범했기 때문에 군사적 압박 카드 포함해 강력한 대북제재는 물론이거니와 고강도의 압박국면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새 정부가 물론 이 상황에서 대화를 강조하겠지만, 우리가 주도권을 가지고 대화국면으로 끌고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에 정상회담에서 확인된 한미 간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문재인 정부는 단독행위보다는 한미 간의 호흡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당장 G20 정상회의 계기 방독 기간에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와 관련해 어떤 구상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독 기간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에서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북한의 고강도 도발을 감안하면 적극적인 대화의 메시지를 내놓기보다 남북관계 복원과 이를 위한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원칙적 수준의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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