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일]2017학년도 대입은 전략, '정시 일반전형'
입력 2016.04.30 08:00
수정 2016.04.29 19:13
<김형일의 대입은 전략이다>대입 준비전략(5)
‘김형일의 대입은 전략이다’에서는 총 5회에 걸쳐 대입 선발전형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금일 정시 일반전형을 마지막으로 전형 소개 편은 마무리 됩니다. 본격적인 대입 시즌이 시작되기 이전에 선발전형 각각이 갖는 의미와 특징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통해 내게 유리한 입시전형을 찾아 미리부터 준비전략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셨기를 바랍니다. 다음 주 부터는 향후 입시 변화와 관련된 정보로 찾아뵙겠습니다.
수능 점수가 곧 대학 간판
선발인원 감소로 합격선 지속적 상승
현 입시체제에서 정시의 의미
수시 선발전형들이 고교생활 전반의 꾸준한 노력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정시는 단 한 번 치르는 수능시험의 성적결과에 맞춰 대학을 결정하는 ‘마지막 도전’과 같은 성격을 갖는다. 내신, 비교과관리, 대학별고사 준비 등의 귀찮은 과정을 거치지 않고, 오직 수능 성적만으로 지원 대학이 결정되기 때문에 학업능력이 우수한 학생들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도 가장 손쉬운 진학 방법이자 막판 역전의 기회로 여겨질 것이다. 다만 목표대학의 합격선과 내 취득 점수 간에 괴리가 있는 경우라면 손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치열한 진학경쟁에 각 대학들의 정시 합격선이 매년 최고점을 갱신하고 있다는 점은 수능 고득점을 최우선의 목표로 설정한 학생들에게는 가장 큰 악재가 될 것이다. 더욱이 수능 당일 컨디션 난조나 실수에 의한 점수 하락은 지원 대학 수준의 추락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들을 잘 알기 때문에 많은 수험생들이 정시 보다는 상향 도전이 가능한 수시에서 진학의 결과를 만들어 내기를 희망하고 있다.
실제로 정시 기피현상은 점차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예전과 달리 고교 1~2학년 학생 대부분은 모의고사 성적 관리에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다. 쉬운 수능 출제 기조와 매년 달라지는 시험 체제, ‘물’과 ‘불’을 오가는 출제 난이도 등의 수많은 변수는 학생들로 하여금 수능과 정시에서 관심을 멀어지게 만들었다. 대학도 ‘실수 덜하기’식의 점수 경쟁에 의존한 정시 선발 보다는 수시에서 입맛에 맞는 학생을 선별하는데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상위권 대학일수록 정시 선발비율이 30%내외 수준으로 적다는 점에서 쉽게 추론해 낼 수 있다. 복수 대학 합격자들의 대학 간 이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미등록 충원이 수시에서 활발해 졌다는 점도 정시 선발인원을 감소시키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되어 정시 기피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선발인원 감소는 경쟁률 상승 및 합격선 상승과 직결되는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험생들은 정시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수능 시험에도 계획적으로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시에 합격하지 못하면 정시에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시는 서류평가, 논술, 면접 등 당락을 결정짓는데 있어 다양한 변수가 적용하기 때문에 내신수준에 맞춰 교과 100%반영 전형에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합격을 장담하기 힘들다. 더욱이 평소 내신이나 비교과 관리에 소홀했다면 수시지원 보다는 정시 지원을 목표로 마지막까지 수능 학습에 최선을 다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전형요소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되, 준비 과정에서는 수시와 정시 모두를 염두에 두고 보다 안정적인 전략을 설정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정시 일반전형의 특징
정시는 ‘수능’으로 시작해서 ‘수능’으로 끝난다. 일부의 대학은 학생부 교과 성적이나 출결·봉사 등의 간략한 비교과 성적이 포함되기도 하지만 변별력을 가늠하기에는 반영 비율이 미미한 수준이다. 교대, 사범계열, 의학계열 등의 인성면접이 포함되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능 성적 100% 반영이 주를 이룬다. 주로 실기가 포함되는 예체능 선발을 제외한 수능 성적을 중심으로 당락을 가리는 일반적인 정시 선발전형을 일반전형이라 칭한다.
정시 지원의 핵심은 지원자의 선호도가 높은 대학 및 학과를 중심으로 수능 성적의 반영 방식이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을 찾는 것이다. 물론 그 이전에 최선의 학습을 통해 수능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 결과를 취득해야 할 것이다.
정시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것은 ‘모집 군’ 개념이다. 수시는 6회의 지원기회 이내에서 지원대학과 학과의 선택이 자유로운 반면 정시는 ‘가’, ‘나’, ‘다’군으로 모집 군이 분류되어 각 군에 1회 씩 총 3회 지원이 가능하다. 각 대학은 희망하는 소속 군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모집 군 구분은 원서 접수 일정과 전형 실시(사정) 기간에 따라 구분 되지만 큰 차이는 없으므로 수험생 입장에서는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소속 군과 접수 기간, 합격자 발표일 등의 주요 일정만 확인하면 된다.
수험생은 2개 이상의 대학에 합격할 경우 반드시 정해진 기간 이전까지 하나의 대학에만 최종 등록을 해야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타 수험생들도 복수 합격한 대학 중 한 대학만 선택하기 때문에 최초 합격자 발표 이후 등록하지 않은 결원 수만큼 추가 합격자를 발표하며 지속적으로 합격자를 충원하게 된다. 성적에 따라 받게 된 예비번호 순서대로 충원합격이 진행되며, 정시는 이러한 추가 합격자들의 최종등록 비율이 수시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주목할 점은 정시는 최초 합격자들의 성적과 최종 등록자(추가합격자 발표를 통한 미등록 충원으로 합격한)들의 성적 간에 다소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흔히 말하는 ‘막차로 합격했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낮은 성적으로 아슬아슬하게 합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정시에서 합격자들의 수능 성적이 높을수록 선호도가 높은 대학(학과)인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수험생들은 최초합격 보다는 최종합격을 목표로 지원전략을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흔히 ‘정시로 대학가기 어렵다’ 말한다. 우선은 수능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3월, 6월, 9월 모의고사를 치르며 지속적인 성적 하락을 경험하는 수험생들이 상당히 많다. 성적 하락의 원인으로는 상위권 재수생을 포함한 전국 단위 경쟁으로 결정되는 점수 취득의 어려움, 고교 전 과정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시험 범위, 단 한 번 치르는 수능 시험에 대한 중압감, 해마다 발생하는 과목별 난이도 조절 실패에 따른 변수, 수능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하락하는 집중력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능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취득할 수 있다면 정시 지원이 수월하겠지만, 복합적인 장애 요소들로 인해 실제 수능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는 수험생들이 많기 때문에 정시는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또한 모집 군 구분과 지원 체제에 의한 어려움도 정시 진학을 어렵게 느끼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성적대가 비슷한 대학이 같은 모집 군에 포진된 상황이라면 지원자는 통학 거리 등의 요소나 개인의 선호도를 고려하여 한 대학만 선택할 수밖에 없다. 비슷한 수준의 대학이 가, 나, 다 군에 걸쳐 골고루 포진된 상황이라면 비교적 각각의 모집 군에 해당하는 3회의 지원 기회를 충실하게 활용할 수 있겠지만, 희망 대학이 한 개의 모집 군에만 몰려 있는 상황이라면 3회의 지원 기회를 충실히 활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특히 다 군의 경우 가, 나군에 비해 선발 대학과 인원이 상당히 적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지원 대학 선정에 제약을 받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합격 가능 점수도 가군과 나군에 비해 더욱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결국 다 군은 많은 수험생들이 일명 ‘버리는 군’으로 간주하고 가 군과 나 군에 주력하여 지원전략을 설정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최종적으로 정시에 불합격될 경우 수험생은 재수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 물론 미충원 인원을 선발하는 추가모집의 기회가 있지만, 대학별로 미충원 인원만 짧은 기간 동안 선발하기 때문에 대학별 선발인원이 극히 미미하며 선발학과도 유동적이라 합격 성적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사실상 정시를 마지막 기회로 여겨야 한다. 이러한 마지막 기회인 정시에서 가, 나, 다 군 모두 상향지원 위주로 3회의 기회를 활용한다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 수험생들도 이점을 잘 알기 때문에 희망 대학과 학과를 포기하고 적정 및 안정지원으로 지원 방향을 설정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정시 이전에 이미 수시에서 불합격을 경험하고 어쩔 수 없이 정시에 도전하는 수험생들이 증가되며 안전한 정시 합격을 최우선의 목표로 설정하고 적정 및 안정지원을 선택하는 경향이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다. 안정적인 지원의 결과는 자신의 수능 성적에 비해 다소 실망스러운 진학의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많은 수험생들은 정시로 대학 진학이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준비전략 설정하기
최선의 전략은 수능에서 고득점을 취득하기 위해 자신만의 학습 패턴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학업에 전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 비해 단점이 더 많은 것이 정시다. 앞서 언급한 어려움 이외에도 수능 체제의 변화(A/B유형 분류와 폐지, 영어 절대평가, 한국사 필수 등)와 더불어 분할모집 금지와 같은 입시정책의 변화가 매년 수험생들을 괴롭히고 있다. 정시 합불 예측은 누적된 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시행되는데, 체제가 변한다면 기존 자료의 신뢰도는 하락할 수밖에 없고, 정시 합불 예측을 어렵게 만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험생들은 다소 모험적으로 정시라는 마지막 기회에 도전하도록 내몰린다.
수능 체제가 변해도 달라지지 않는 정시의 기본 원칙이 있다. 하나는 대학마다 수능 성적을 반영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상위권 대학은 주로 표준점수를 활용하고 탐구를 2과목 반영한다. 인문계열 응시자의 자연계 학과 지원도 제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을 균형적인 전 과목 학습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반면 중위권 대학은 백분위 점수를 활용하며 탐구 과목을 1과목만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수도권 대학들은 인문계는 ‘국+영+탐’, 자연계는 ‘수+영+탐’과 같이 일부 과목만 선택적으로 반영하고, 대부분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강점이 있는 영역을 중심으로 전략적인 학습을 진행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이는 수시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 달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미리부터 수준에 맞는 대학들의 정시 반영방법을 확인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다른 원칙은 실수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수능은 출제범위가 넓어 학습 분량이 많기 때문에 평소부터 꾸준하고 계획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특기 중간, 기말고사 등 교내 시험 일정에 치여 수능 대비가 녹록치 않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현역 학생들에게 계획적인 학습의 필요성은 더욱 중요시된다. 나름의 학습 전략을 설정했어도 수능 당일 실수에 의해 성적이 하락한다면 여간 억울한 일이 아닐 것이다. 수능은 긴장 상태로 단 하루 동안 전 과목의 문제를 풀다보니 의외의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이러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 모의고사에 충실히 임하며 성적표 발급과 동시에 오답들을 철저히 복기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다양한 예상문제와 기출문제를 접하며 출제 유형에 익숙해지고 시간 관리 능력을 향상시키는 등 문제풀이 감각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