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일]2017학년도 대입은 전략, 수시 논술전형
입력 2016.04.17 14:37
수정 2016.04.17 14:48
<김형일의 대입은 전략이다>대입 준비전략(3)
'김형일의 대입은 전략이다'에서는 총 5회에 걸쳐 대입 선발전형을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본격적인 대입 시즌이 시작되기 이전에 선발전형 각각이 갖는 의미와 특징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통해 내게 유리한 입시전형을 찾아 미리부터 준비전략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역전 가능 기회지만 경쟁률 매우 높아
수능 우수자, 논술전형의 전략적 활용 필요
논술전형의 특징
논술전형은 수시모집이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학생들이 도전해온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보편적인 선발구조는 지원자들의 교과 성적과 논술고사 점수를 합산하여 우열을 가리고, 각 대학이 정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학생만 최종합격자로 선별해내는 방식으로 설정되어 있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은 기본적인 자격 요건으로 정해진 기준만 충족한다면 평가에 유불리가 존재하지 않고, 교과 성적은 등급 간의 점수 차가 크지 않아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수능 요구조건을 충족했다면 결과적으로 논술고사 성적에 의해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수능과 논술에 자신이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다.
상위권 주요대학이 요구하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전체 응시영역 중 2~3개 영역에서 2등급 수준으로 설정된 경우가 많다. 주요대학 자연계의 경우 2개 영역 등급 합 5 수준을 요구하는 대학도 상당수다. 일부 영역에 약점이 있는 수험생도 강점 영역에서의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으로(또는 일부 영역 중점 학습으로) 수시에서 명문대 진학의 길을 열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은 논술전형의 경쟁률을 천정부지로 치솟게 하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내신 성적이 낮고 비교과를 관리하지 못한 학생도 논술전형에서는 상위권 대학 진학에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논술전형은 ‘막판 역전전형’으로 여겨지며 매년 전체 대입선발 전형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형성하고 있다.
논술은 범교과적 지식을 측정하는 다소 난이도 있는 문제가 출제된다. 인문계의 경우 교과서나 EBS교재, 신문 등에서 발췌한 제시문을 토대로 정해진 글자 수에 맞춰 견해나 그래프를 분석하고 비판하는 글을 작성하여 지원자의 사고력과 지식수준, 분석 및 비판능력 등을 평가한다. 자연계의 경우 수학 또는 수학과 과학 문제가 출제되는데 정답을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지원자의 문제해결능력이나 논리 추론능력 등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최종적으로 논술의 문을 통과한 학생은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으로 기초적인 학업 능력이 검증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려운 논술 문제에 우수한 성취도를 나타낸 학생이다. 이는 논술전형의 선발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상위권 대학 중심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전형의 하나로 존재하는 이유가 된다.
논술전형은 수능 고득점을 목표로 궁극적으로는 정시를 준비하지만 수시에서 진학의 기회를 확대하고자 하는 수험생, 또는 교과 성적 관리와 비교과 준비가 미진하여 학생부 교과나 종합과 같은 전형에서 합격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험생들에게 적합한 전형이다. 가장 치열한 경쟁이 발생하지만 아래에 소개하는 내용에 유의하여 지원전략을 설정한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앞서 언급한 것처럼 논술전형의 평가요소는 논술과 교과 성적, 그리고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이다. 세 가지 평가요소 모두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선시해야 할 것은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을 위해 수능학습에 매진하는 것이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논술에서 뛰어난 실력을 거둔 지원자라도 사정에서 제외된다.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은 논술전형 합격의 핵심적인 요건임과 동시에 정시 지원을 고려한 든든한 보험이 된다.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이 어려운 학생은 한양대, 건국대, 아주대 등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의 논술전형에 도전해 볼 수 있지만 이 경우 실제 경쟁률이 접수 경쟁률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더욱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논술전형은 접수 경쟁률과 실제 경쟁률에 큰 차이가 발생한다. 실제 경쟁률은 수능최저학력기준 미충족자와 논술고사 결시자를 제외한 실제 평가 대상자들의 경쟁률을 의미한다. 실제 경쟁률은 접수 경쟁률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다. 대학과 수능최저학력기준 수준에 따라 차이가 날 수밖에 없지만 보편적인 경우 50:1의 접수 경쟁률을 넘어가는 인문계열 선호학과의 경우 실제 경쟁률은 1/3 이하 수준으로 감소되며, 자연계열의 경우 이보다 더 낮게 형성되는 경우도 많다. 선호도가 낮은 학과의 경우 한 자리 수의 실제 경쟁률이 형성되는 경우도 상당수 발생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학과선택 보다는 목표대학 진학을 우선순위에 두고 지원전략을 설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수능 학습에 매진을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는 실제 수능에서 2등급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 있다. 평소 모의고사에서 2등급을 쉽게 달성하는 학생들도 실제 수능에서는 한 두 문제의 실수로 수능최저학력기준 달성에 실패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곤 한다. 긴장감과 재수생의 위력, 널뛰는 출제 난이도 등이 주요한 원인이겠지만, 수험생의 방심과 자만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수능최저학력기준의 충족 가능성을 판단할 때 지난 수회의 모의고사들에서 거둔 영역별 최고 성적들만 조합하여 충족 가능성을 낙관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상당히 위험한 생각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당일 컨디션이나 출제 난이도에 의해 성적편차가 큰 수험생들은 2등급 달성의 가능성을 낙관하기 보다는 실패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보다 낮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대학까지 지원의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영어와 탐구를 2등급 충족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하는 학생도 지원 대학의 범위를 확장해 볼 것을 추천한다. 영어와 탐구의 경우 쉽게 출제되면 1~2문제의 실수로도 3등급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은 과목임을 고려하여 이외의 과목에서도 최선의 성취를 낼 수 있도록 학습계획을 설정해볼 것을 추천한다.
고사시기에 따른 응시전략
논술전형은 논술고사 실시 시기에 따라 크게 수능 전 실시와 수능 이후 실시로도 구분이 가능하다. 수능 이후에 논술이 실시되는 대학에 지원한 경우, 실제 수능에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거두었다면 논술고사에 응시하지 않고 정시 지원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점을 잘 활용하여 수능 우수자들은 수능이전 논술실시 대학보다는 수능 이후 논술실시 대학 위주로 지원전략을 설정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이 경우 수능 직후 가채점을 통해 목표 대학의 정시 합격 가능성을 판단해야 하므로 평소 가채점 방법과 요령에 대해 숙지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논술고사 대비
논술준비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우선은 논술의 적절한 대비시기에 관한 문제다. 학생별로 배경지식이나 문제해결능력, 교과 이해도 등이 다르기 때문에 논술 대비의 시작은 ‘정확히 ~시점부터다‘라고 규정지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술은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고 인식되고 있고, 최근 고1부터 논술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나가는 학생들도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모 대학의 논술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한 통계 조사 결과, 평균 논술 시작 시기가 인문계는 고1 초, 자연계는 고2 겨울방학부터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추세를 보면 해가 거듭할수록 시작 시기는 더욱 앞당겨 지고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최대한 이른 시기부터 대비해 나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른 시기부터 시작하기에는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논술대비에 가장 큰 걸림돌로는 교과진도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자연계열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이 문제는 논술 능력 자체의 향상보다는 대입 논술에 초점을 맞춰 대비해야 한다는 학생과 학부모의 고정관념에서 발생한다. 논술은 기본적인 글쓰기 능력 향상부터 시작해서 폭넓은 배경 지식을 쌓고 통합적인 사고력과 표현력을 기르는데 유리한 장점이 있다. 실제로 논술 학습 결과 인문계 수험생들은 국어 및 사회과목의 성적 향상이, 자연계 수험생들은 수학 성적 향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모의고사와 같은 복합적인 개념을 활용한 문제풀이가 필요한 시험의 성취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논술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학생들은 비교적 이른 시기라 느껴져도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나름의 준비 전략을 설정해 볼 필요가 있다.
무리한 논술 학습 보다는 틈틈이 독서하는 습관을 기르고, 인문계는 늦어도 고1 겨울방학, 자연계는 교과진도 완료 이후부터 주 1회를 활용한 학습을 통해 논술에 대한 감각을 기르는 것이 좋다. 자연계의 경우 평소 심화문제 풀이를 통해 응용력을 기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방과 후 수업에서 확대되고 있는 논술반이나, EBS 인터넷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논술 관련 학습 서비스로 대비해 나가는 것은 부담 없는 논술학습의 좋은 사례일 것이다.
고 3시기에는 각 대학이 실시하는 모의논술에 최대한 응시하도록 한다. 대부분의 대학이 모의논술과 유사한 형식으로 실제 논술고사를 출제하고, 모의논술의 채점 결과도 알려주기 때문에 자신의 부족부분에 대해 쉽게 파악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모의논술의 기회를 놓친 학생도 각 대학이 발행하는 ‘논술 길라잡이’와 같은 안내서에서 충분히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각 대학의 출제 경향, 평가방법, 작성요령 등이 상세히 담겨 있으므로 논술고사 응시자라면 반드시 정독해야 할 것이다.
최근 각 대학 논술의 난이도가 하락하며 예전과는 달리 논술고사 합격자들의 평균이 향상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더불어 수능최저학력기준도 점차 하락하거나 폐지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더욱 철저히 논술에 대비해야만 합격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