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협상 의지 없는 새정연 '노회찬 양보'만...
입력 2014.07.24 11:40
수정 2014.07.24 11:51
기동민 측 "노회찬 결단하면 거물이 신인에 아름답에 양보했단 신화 쓰여"
정의당 "담판밖에 안남아? 우리도 기 후보의 사퇴를 요구할 수밖에"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간 단일화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노 후보가 24일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퇴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새정치연합 측은 노 후보의 결단만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문병호 새정치연합 의원은 24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여러 가지 지금 선거의 흐름이나 과정을 봤을 때 신진 정치인이 기 후보가 (단일후보로) 나서는 게 좀 더 낫지 않겠느냐는 판단을 하고 있다”면서 “전적으로 이번 선거의 흐름은 노 후보의 마음에 달려 있는 게 아니냐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 후보 측 진성준 새정치연합 의원도 전날 저녁 브리핑에서 “(노 후보가 양보하고 물러나면) 거물 정치인이 신진 정치인에게 아름답게 양보했다는 신화가 쓰일 수 있다”며 “24일 오후 6시까지 사퇴하면 (사전투표 용지) 해당 후보란에 사퇴라고 적힌다. 6시까지는 (노 후보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 후보 측이 처음부터 요구했던 것은 담판을 통한 양보였다. 노 후보 측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요구했지만, 기 후보 측은 물리적 어려움을 이유로 수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다.
다만 기 후보 측으로서도 합의를 통한 단일화가 아닌 노 후보의 일방적인 사퇴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노 후보 지지층의 반발로 야권이 분열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협상 실패의 책임을 진 노 후보의 사퇴는 양 후보가 주창해온 ‘아름다운 단일화’와도 거리가 멀다.
이와 관련, 문 후보는 “노 후보가 주도적으로 흔쾌하게 사퇴했을 때에는 유권자들이 아름답게 받아들이겠지만, 일방적인 사퇴에 대해 비판하거나 못마땅한 태도를 취하면 아무래도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실망할 수밖에 없다”면서 “전적으로 이번 선거의 흐름은 노 후보의 마음에 달려 있다”고 압박했다.
반면, 노 후보 측은 사전투표 전날인 이날까지도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다.
노 후보의 선거캠프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 전화통화에서 “오늘도 여론조사가 가능하긴 하다. 오후 1~2시에 여론조사를 실시해서 오늘 안에 단일후보 발표하기만 하면 된다”면서 “오늘 자정 안에만 발표되면 내일 사전투표를 할 유권자들이 누가 단일후보인지 인지한 상태에서 투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면접원을 늘리면 물리적으로 가능할뿐더러, 공정성 시비를 우려해 누가 들어도 신뢰할만한 업체들로 알아놨다”며 “기 후보 측은 문항을 정하느라 시간이 없다고 하는데, 우린 ‘박원순의 황태자 기동민’이든 기 후보 측 마음대로 해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여론조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별개로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양당 대표간 담판을 제안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이대로 단일화 논의가 합의되지 못한 채 노 후보가 사퇴할 경우, 동작을 유권자들뿐 아니라 야권 승리를 염원하는 국민들도 크게 실망할 것“이라며 ”동작을 후보 단일화 문제에 한해서 오늘 중에 당대표들이 만나 책임 있게 매듭짓기를 거듭 청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의당은 단일화 협상이 결렬돼 노 후보가 사퇴할 경우, 다른 지역구 선거도 연대 없이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원석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담판밖에 안 남은 상황이라면 우리도 그걸(기 후보의 양보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면서 “우린 어제까지도 기 후보에게 사퇴하라고 한 적이 없다. 저쪽에서 그런 것이지. 이제는 뭐 그런 입장을 표명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헀다.
박 대변인은 이어 “만약 협상이 결렬된다면 노 후보는 책임지고 사퇴하고, 기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현하긴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선거운동을 지원할 문제는 아니다. 당 차원에서 판단할 때 우리 후보들 열심히 뛰고 있고, 동작을을 이런 식으로 접으면 우린 총력전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새누리당 측은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의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한마디로 정첩야합이다. 유권자를 버리고 정략적으로 이득을 챙기는 행위”라면서 “유권자를 짓밟고 목적을 이루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이 말하며 “정당이 먼저 선거를 포기했다고 하니 이제는 유권자가 당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이젠 남은 건 유권자의 준엄한 심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윤 사무총장은 “안철수 대표가 또 철수할지 궁금하다. 안 대표가 직접 공천장을 준 기 후보를 야권후보 나눠먹기를 위해 강제 철수시킨다면 이것도 역사가 될 것 같다”며 “서울시장 후보 철수, 대통령 후보 철수, 신당 창당 철수에 이은 철수 4관왕이 된다”고 힐난했다.
윤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물론 야권연대를 안 하겠다는 본인의 말을 뒤집음으로써 정치의 기본 원칙에서도 철수한 것”이라며 “이 정도면 안 대표의 새정치는 끝이다. 반칙을 해서라도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선수는 아예 경기장을 떠나는 게 좋을 듯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