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 허위종결’ 유족, 국가 책임 묻는다…1억원 손배소 제기
입력 2026.09.23 18:44
수정 2026.09.23 18:45
실종 신고 허위종결 뒤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
유족, 대한민국·담당 경찰관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소송
“허위 처리뿐 아니라 상급자 관리·감독 부실 책임도 물을 것”
제주 실종신고 허위 종결로 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받는 제주 서부경찰서 소속 부(30대) 경장이 1일 오후 제주시 이도이동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제주에서 실종 신고가 허위로 종결된 뒤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 장모씨의 유족이 국가와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을 상대로 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장씨 유족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LKB평산은 23일 전 제주서부경찰서 실종수사팀 소속 A경장과 대한민국을 상대로 1억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이번 사건이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해 발생한 결과라며 국가와 경찰의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유족 측은 "국가가 가장 기본적인 책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의무를 다하지 못해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 사건"이라며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책임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인받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A경장 개인뿐 아니라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경찰 조직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해당 경찰관의 고의적 위법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 경장 1인의 비정상적인 업무 처리에 대해 아무런 관리·감독이 없었던 상급자들의 업무상 중대한 과실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실종사건의 접수·수색·종결과 사후관리 전반에 관한 제도와 시스템이 재점검되고 개선돼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사건 발생 후 경찰은 대국민 반성문을 통해 공식적으로 책임을 인정했다"며 "피고 대한민국이 책임 있는 자세로 소송에 임해줄 것을 바란다"고 밝혔다.
A경장은 지난 5월 15일 장씨에 대한 실종 신고를 접수하고도 실제로 장씨의 소재를 확인하지 않은 채 112신고처리시스템과 실종아동 등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장씨와 연락한 것처럼 허위 내용을 입력해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경장은 신고자에게 장씨가 무사하며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장씨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한 별도의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경장은 같은 방식으로 지난 7월 2일 실종 신고가 접수된 60대 남성 박모씨 사건도 허위로 종결한 혐의 등을 받아 구속기소됐다.
장씨는 첫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104일 만인 지난달 24일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