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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땐 '원팀'이라더니 '李정부 레드팀' 자처한 조국…왜?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09.05 08:00
수정 2026.09.0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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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정부·민주당 정책 노선 연일 비판

"잘못한 점 지적하는 게 李 성공 위한 길"

여권 내에선 "대통령 흔드는 데드팀" 지적

혁신당 "與서 내지 않는 목소리 대신 내는 것"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9월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2대 국회 개원식 겸 제418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을 마친 뒤 가진 기념촬영 전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레드팀'을 자처하며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공개 비판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6·3 지방선거 당시만 해도 "민주개혁 진영의 원팀"을 강조했던 조국 원장이 최근에는 민주당이 침묵하는 정책 현안을 직접 파고들며 정부에 쓴소리를 내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민주당과 차별화해 독자적인 정치 공간을 확보하려는 행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조 원장은 지난 3일 밤 KBS 뉴스에 출연해 자신의 '레드팀' 행보에 대해 "저와 혁신당은 이재명 정부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믿음이 변한 적이 없다"며 "이재명 정부가 성공해야 그다음 5기 민주 정부도 가능하고 혁신당도 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가 무조건 잘한다, 무조건 옹호한다는 방식은 아니라고 본다"며 "잘못한 점이 있거나 잘못 가는 점이 있다면 정확히 지적하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도 올바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최근 국내 증시 급등락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두고 정부의 정책 실패를 비판하며 김용범 전 정책실장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부동산 문제를 두고도 정부가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에는 "과세의 원칙이 지금 후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원장은 방송에서 "그런 문제를 민주당은 전혀 제기하지 않는다. 그런데 제가 제기했다"며 "최근에 김용범 실장이 그만뒀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의 최근 행보는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와 비교하면 정치적 역할이 한층 선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원장은 지난 선거에서 "우리는 민주개혁 진영의 원팀"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민주개혁 세력이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혁신당이 "민주당보다 훨씬 더 민주당스러운 정당"이라고 규정하며 민주당보다 강한 개혁성을 내세우기도 했다.


반면 최근에는 중도·실용을 강조하며 외연 확장에 나선 민주당과 달리 오히려 진보·개혁 의제를 앞세워 정부를 견제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을 민주당보다 먼저 제기하면서 '민주당보다 더 선명한 개혁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다시 부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두고 한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중도층까지 끌어안으려면 필연적으로 정책의 폭이 넓어질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기존 진보 지지층이 '민주당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는데, 조 원장 입장에서는 바로 그 틈을 파고들 수 있다"며 "레드팀이라는 명분으로 정부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다시 선명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주춤하는 현재의 상황은 조 원장에게 정치적 공간이 생길 수 있는 환경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100%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4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40%로 전주(42%)보다 2%p 내려앉았다. 부정평가는 51%로 2주 연속 50%를 넘었다. 18~29세 긍정평가는 25%로 처음 20%대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도도 38%로 40%를 밑돌았다.


반면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조 원장은 4%를 기록하며 범여권 주자 중 2위를 차지했다. 전체를 놓고 봐도 무소속 한동훈 의원 9%, 김민석 민주당 대표 7%, 오세훈 서울시장 5%에 이어 네 번째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했음에도 차기 정치 지도자 후보군에서 이름이 지워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조 원장으로서는 정치적 존재감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로 볼 수 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조 원장의 행보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친명 조직 '더민주혁신회의'는 조 원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레드팀'으로 칭한 것을 겨냥해 "대통령 흔드는 데드팀, 우물에 침 뱉고 물맛 걱정하느냐"고 비난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조 원장의 이 대통령 재판 관련 발언을 두고 "연대를 저해하는 언급은 조심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레드팀이라고 얘기하기엔 정말 시뻘건 얘기"라며 "레드팀이란 본래 당이나 청와대가 미처 알지 못하거나 간과한 부분이 있을 때, 내밀하게 위하는 마음으로 얘기해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조 원장을 향해 "이젠 자제해야 한다"며 "지금의 정치적 고독을 화풀이하듯이 푸는 모습으로 비치면 돌아오기가 더 힘들어진다"고 했다.


조 원장의 레드팀 행보가 단순한 정책 비판을 넘어 향후 정치적 재기를 위한 포석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2028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차별화된 진보·개혁 의제를 선점하고, 이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지지층을 확보해 장기적으로는 2030년 대선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모든 권력은 차별화에서 나온다'라는게 정치의 대원칙"이라며 "이 대통령 지지율이 하향세를 보이면서 차별화를 하지 않으면 차기 대선 주자로 발돋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차기 권력을 염두에 두고 본격적으로 조국 본래의 목소리나 정체성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혁신당 관계자는 "혁신당에서 보기에 민주당의 행보가 주춤하다 보니 그런 점에 대해 우리만의 명확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김민석 대표와 조 원장 간의 이견이 있다 보니 예전보다 주목을 더 받는 것일 뿐, 우리는 늘 같은 얘기를 해왔다"며 "이 대통령이나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을 기점으로 (조 원장이)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갑자기 '레드팀'을 자처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 원장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에서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조국의 레드팀은 이재명 정부를 돕고자 하는 일이지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향후 총선이나 대선을 염두하기 보단 혁신당만의 정체성을 좀 더 선명히 하고 민주당이 낼 수 없는 목소리를 대신하는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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