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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에 K4 돌려보냈는데…기아, 멕시코 전략 다시 짜나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9.03 14:34
수정 2026.09.0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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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멕시코, 자동차 관세 놓고 협상…USMCA 후속 논의

기아 멕시코 공장, 지난해 美 수출 비중 81%→65%

K4 유럽·중남미 등 수출처 다변화…美 관세에 전략 수정

관세 완화 땐 멕시코 생산 경쟁력 회복…원산지 강화는 새 부담

기아 K4 ⓒ기아

미국의 자동차 관세를 피해 수출처 다변화에 나섰던 기아의 멕시코 공장 셈법이 다시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가 자동차 관세 완화를 놓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면서다. 협상 결과에 따라 미국 수출 비중을 줄여온 기아가 멕시코 공장의 북미 수출 전략을 다시 조정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3일 자동차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장관은 2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만나 자동차와 철강 등에 부과된 관세 문제를 논의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에브라르드 장관이 미국 정부와 관세 문제에 대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 방미했다고 전했다. 멕시코 경제부도 양측이 관세뿐 아니라 양국 무역과 북미 지역 기술 혁신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동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검토를 둘러싼 양국 간 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미국과 멕시코는 자동차 원산지 규정을 비롯한 핵심 통상 현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멕시코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북미 지역에 촘촘하게 구축된 자동차 공급망을 훼손한다며 관세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북미에서 생산한 자동차에 대해 역외에서 조달한 부품 가치에만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미국 측에 제안하기도 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북미산 부품 사용 확대를 일부 수용하는 대신 멕시코산 자동차에 적용되는 전체 관세 부담은 낮추자는 취지다.


양국 간 자동차 관세 협상 결과에 국내 완성차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특히 멕시코에 연산 약 40만대 규모의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아가 대표적이다.


기아 멕시코 공장은 K3와 K4 등을 생산해 북미와 중남미, 유럽 등으로 수출하는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USMCA를 활용할 수 있어 그동안 미국 수출기지로서 역할이 컸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의 자동차 관세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기아 멕시코 공장의 지난해 미국 수출 물량은 약 14만2000대로 전체 수출의 약 65%를 차지했다. 2024년 81%에 달했던 미국 수출 비중이 1년 만에 16%p가량 낮아진 셈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 입장에선 미국과 멕시코의 관세 협상 결과가 매우 중요해졌다. 멕시코가 요구하는 대로 자동차 관세 부담이 낮아지면 미국과 인접한 기아 멕시코 공장의 가격 경쟁력이 다시 높아질 수 있어서다. 미국 조지아 공장의 생산능력만으로 북미 전체 수요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멕시코 공장을 보조 생산거점으로 활용할 여지도 커진다.


특히 K4처럼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는 차종의 경우 관세 변화에 따른 영향이 직접적이다. 미국향 물량을 다른 지역으로 돌려 관세 충격을 줄였던 기아 입장에서는 관세가 낮아질 경우 생산·수출 전략을 다시 조정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미국이 USMCA 자동차 원산지 규정을 강화할 경우 또 다른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미국이 올해 USMCA 논의 과정에서 자동차 원산지 규정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주요 의제로 올리고 있어서다. 현행 USMCA에서는 자동차가 무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차량 가치의 75% 이상을 북미에서 생산된 부품으로 채우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중국 자동차와 부품업체가 멕시코에 진출한 뒤 USMCA를 우회해 미국 시장으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도 올해 초 USMCA를 통해 중국산 자동차와 부품의 북미시장 진입을 차단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기아 입장에서는 '관세율'과 '원산지 규정'을 동시에 계산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미국이 멕시코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낮추면 멕시코 공장의 북미 수출 경쟁력은 회복될 수 있지만, 그 조건으로 미국·멕시코·캐나다산 부품 사용 비중을 더 높이라고 요구하면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멕시코는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USMCA 공급망 안에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중요한 자동차 생산기지"라며 "자동차 관세가 완화되면 멕시코 생산의 장점이 다시 커질 수 있지만 미국이 원산지 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끌고 갈 경우 완성차 업체들은 현지 부품 조달까지 함께 확대해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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