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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비슷한 밈…인스타매거진은 무엇으로 차별화할까 [알고리즘이 만든 매체③]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9.05 14:01
수정 2026.09.05 14:01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정보 선별로 성장했지만 비슷해진 피드…차별화 과제로

조회수와 성장도 외면 못해…취향과 대중성 사이의 고민

인스타매거진의 피드는 하루에도 수없이 새로운 콘텐츠로 채워진다. 연예계 소식부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사진과 영상, 밈까지 소재도 다양하다. 이용자는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닐 필요 없이 하나의 계정을 팔로우하는 것만으로 지금 무엇이 화제인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인스타매거진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질문도 있다. 빠르게 전달되는 이 정보와 콘텐츠는 어디에서 왔을까.


수많은 정보 가운데 이용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을 골라내는 큐레이션은 인스타매거진의 핵심 경쟁력이다. 긴 기사를 읽거나 여러 커뮤니티를 찾아다니지 않는 이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고, 카드뉴스와 릴스 등 인스타그램에 적합한 형태로 다시 보여준다.


ⓒAI 이미지 생성

기존 매체에서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문화와 취향을 발굴해 새로운 이용자에게 소개하기도 한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무엇을 선택해 보여줄 것인지 자체가 콘텐츠가 된 것이다.


문제는 큐레이션과 재가공의 경계가 언제나 선명한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기존 언론이 취재한 기사부터 X(옛 트위터), 팬 커뮤니티와 온라인 게시판에서 화제가 된 사진·영상과 게시물까지 인스타매거진이 활용하는 소재의 출처는 다양하다. 원출처를 밝히고 새로운 맥락이나 해석을 더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계정을 거치며 최초 생산자가 누구인지 찾기 어려워지는 콘텐츠도 있다.


실제로 한 X 이용자는 자신이 작성한 게시물의 내용과 해석이 인스타매거진 콘텐츠에 활용됐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이용자는 개인적인 조사와 오랜 기간 쌓아온 취향과 관점 역시 창작자의 결과물이라는 취지로 지적하며, 자신의 게시물을 동의 없이 가져가거나 편집·재가공하는 행위를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


연예계 소식에서는 이 구조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보도자료나 한 매체가 취재를 통해 확인한 단독 보도가 나온 직후 핵심 내용이 몇 장의 카드뉴스로 요약돼 여러 SNS 계정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 이용자는 해당 소식을 인스타매거진을 통해 처음 접하지만 최초 정보를 확인하고 생산한 주체는 따로 있는 셈이다. 정보의 생산과 확산이 서로 다른 채널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인스타매거진 내부에서도 이런 콘텐츠 생산 방식에 대한 고민은 존재한다. 비슷한 성격의 매거진이 늘어나면서 같은 시기에 화제가 된 소재를 여러 계정이 동시에 다루는 일이 많아졌다. 여기에 빠른 발행 주기도 영향을 미친다. 실시간으로 바뀌는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면 소재를 발견한 뒤 충분히 취재하거나 깊이 있게 큐레이션하는 데 들일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이다.


인스타매거진 여러 곳을 팔로우하고 있다는 20대 김모씨는 "지금 뭐가 유행하는지 빠르게 파악할 때는 확실히 편하다. 예전에는 매거진마다 큐레이션이나 취향이 뚜렷해서 각자의 색깔을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계정이 많아지면서 그런 차이가 점점 희미해지는 것 같아 아쉽다"며 "같은 이슈를 비슷하게 다루다 보니 어느 계정에서 봤는지 기억이 안 날 때도 있다. 가볍게 정보를 얻기에는 좋지만 새로운 관점이나 생각할 거리를 얻을 만한 콘텐츠를 찾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여러 인스타매거진이 같은 소재를 다루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가령 한 아이돌 그룹의 컴백을 두고도 신곡과 퍼포먼스, 무대 의상과 콘셉트, 뮤직비디오의 시각적 요소 등 어느 지점에 주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콘텐츠가 나올 수 있다. 결국 같은 것을 다루더라도 무엇을 골라내고 어떤 관점으로 재구성하느냐가 큐레이션의 차이를 만든다.


이런 고민은 연예인을 활용한 콘텐츠에서도 나타난다.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밈이나 챌린지를 연예인에게 직접 재현하도록 하는 콘텐츠는 인스타매거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형식이 됐다. 기존 인터뷰나 화보에서는 보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무엇보다 이용자의 반응이 빠르다. 반면 여러 계정이 같은 연예인에게 비슷한 밈을 요청하면서 매거진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시선도 나온다.


인스타매거진 입장에서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들만의 취향과 콘텐츠를 지키고 싶지만 매거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성장과 수익 역시 필요하다. 연예인이 등장하는 밈이나 짧은 영상이 높은 조회수와 반응을 얻는 상황에서 이를 외면하기도 쉽지 않다.


한 인스타매거진 관계자는 "숫자에 크게 연연하지 않더라도 성장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느낀다. 더디더라도 성장하는 것은 필요하다"며 "우리만의 방향을 계속 유지하고 싶지만 시장을 바라보면 여전히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결국 콘텐츠의 색깔을 지키면서 성장까지 이어가는 것은 인스타매거진 운영자들이 마주한 현실적인 고민이다.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과 이용자가 보고 싶어 하는 것 사이에서 접점을 찾는 일이 필요해진 것이다.


다만 다른 곳에서 생산된 정보를 재가공해 빠르게 확산시키는 문제는 인스타매거진만의 것은 아니다. 기존 온라인 언론 역시 다른 매체의 보도를 받아쓰거나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게시물을 기사화하는 관행을 두고 꾸준히 지적받아왔다. 형식은 달라도 이미 존재하는 정보를 어디까지 활용하고, 여기에 무엇을 새롭게 더해야 하나의 콘텐츠가 되는지에 대한 고민은 디지털 미디어 전반이 안고 있는 문제다.


이 지점에서 직접 생산한 콘텐츠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 일부 인스타매거진이 직접 인터뷰와 현장 취재, 자체 화보와 영상 제작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정보를 빠르게 발견하고 인스타그램에 맞게 재구성하는 능력이 성장의 기반이었다면, 영향력이 커진 이후에는 다른 곳에서 가져올 수 없는 콘텐츠를 얼마나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또 다른 경쟁력이 된다.


인스타그램에 최적화된 속도와 감각적인 큐레이션은 인스타매거진이 가진 분명한 강점이다. 그러나 비슷한 계정과 콘텐츠가 늘어난 지금은 빠르게 전달하는 것만으로 차이를 만들기 어려워졌다. 이제 경쟁력은 무엇을 먼저 보여주느냐보다, 같은 소재를 어떻게 다르게 보여주고 자신만의 콘텐츠로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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