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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김용범 사퇴'라는 자백…꼬리 자르기로는 안 된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6.09.02 07:00
수정 2026.09.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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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급락에 개각 이틀 만에 교체

증시·부동산 정책 혼선 초래한 참사

李, 단순 교체 넘어 정책 대전환해야

2기 개각에서 유임됐던 김용범 정책실장이 지난 8월 31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하루 만인 1일 김 실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뉴시스

결국 이틀을 버티지 못했다. 지난달 30일 경제부총리와 국토교통부 장관 등 핵심 6개 부처를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하면서도 이재명 대통령은 김용범 전 정책실장을 꿋꿋이 유임시켰다. 그러나 대미 투자 협상 차질이나 주가 폭락, 부동산 정책 실패 등에 청와대로 쏠릴 비판을 막아보겠다는 계산조차, 급락하는 지지율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취임 후 최저치 성적표를 받아든 이 대통령은 불과 개각 이틀 만인 1일 김 전 실장의 사표를 전격 수리했다.


돌아보면 김 전 실장이 집행한 정책 대전환의 실험판마다 시장은 비명을 질렀다. 자본시장의 변동성을 되려 키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부터, 구체적 실현 가능성 없이 정국 전환용으로 던져진 용산공원 개발안, 실거주 잣대로 자산 시장을 징벌하려 했던 세제 개편까지. 정밀한 설계와 예측 가능성이 생명인 자산 정책에 정무적 조급함이 개입했을 때 어떤 참사가 벌어지는지 똑똑히 보여준 사례들이다.


여기에 고물가·고금리로 신음하는 민생의 고통을 외면한 채, 고환율 등 경제 위기 상황을 '성공을 위한 마찰음' 정도로 치부했던 그의 오만한 인식과 언행은 국민적 공분에 기름을 부었다.


더 큰 문제는 이 대통령의 태도였다. 청와대는 "원활한 정책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참모 교체"라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이는 급락한 민심의 화살을 피하기 위한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시장과 야당, 심지어 여권 내부에서조차 김 전 실장의 경질 요구가 분출했음에도 이 대통령은 '대미 투자 협상' 등을 핑계로 끝까지 눈과 귀를 닫았다. 쇄신의 타이밍을 번번이 놓치고 개각 이틀 만에 입장을 번복하는 우왕좌왕 행보는 인사권자로서의 단호함은커녕 국정 운영의 불안정성만 가중시켰다.


야당이 "경제 라인 전면 교체"를 외치며 십자포화를 퍼붓는 상황에서, 김 전 실장 사퇴라는 카드는 비판의 방파제가 되기는커녕 국정 컨트롤타워 전체의 난맥상을 드러낸 모양새가 됐다. 사람 하나 바꾼다고 무너진 시장의 신뢰가 거짓말처럼 되살아나지는 않는다. 후임자 자리에 단순한 '코드 인사'가 아닌, 시장과 호흡하며 정교한 정책을 펼칠 전문가를 세우지 않는다면 사태는 수습되지 않는다. 과오에 대한 냉정한 복기 없이 인적 교체로 사태를 얼버무린다면 실패의 잔혹사만 반복될 뿐이다.


'김용범의 사퇴'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 근본적인 정책 기조의 대전환 없는 인적 쇄신은 결국 국정 동력을 소진시키는 또 다른 악수로 귀결될 뿐이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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