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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안 부럽다더니”…소극장까지 닿지 못한 역대급 연극 훈풍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6.08.28 08:32
수정 2026.08.2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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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개 작품이 매출 56.6% 점유… 대형 극장 쏠림 심화

창작 기반 약화 우려… 관객 연계형 구조 개선 필요

올해 상반기 국내 연극 시장은 글로벌 지식재산권(IP) 기반 대형 연극과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스타 캐스팅을 앞세워 뚜렷한 외형적 성장을 기록했다. 내한 및 라이선스 공연이 일반 관객의 극장 유입을 주도하며, 연극 산업이 뮤지컬에 버금가는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러나 시장 확장의 실질적 지표는 일부 대형 상업 연극에 집중됐고, 기초 예술 생태계를 구성하는 대학로 소극장 무대로는 그 효과가 확산되지 않으면서 전체 지표의 상승이 소수 흥행작에 의해 견인된 ‘통계적 착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2026 상반기 연극 시장 결산 데이터에 따르면, 티켓 판매액 기준 상위 10개 작품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라이프 오브 파이’ ‘불란서 금고: 북벽에 오를 자 누구더냐’ ‘비밀통로’ ‘바냐삼촌’ 등으로 전체 연극 시장 매출의 56.6%를 차지했다. 이는 최근 5년 기준 가장 높은 점유율로, 단 10편의 대형 작품이 전체 시장 파이의 절반 이상을 확보한 구조다.


연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공연 ⓒTOHOTheatricalDept

공연장 규모별 매출 비중 지표에서도 쏠림 현상은 명확하다. 1000석 이상 대형 공연장에서 진행된 연극의 티켓 판매액(378억8143만원)이 전체 연극 시장(758억9625만원)의 49.9%를 기록했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라이선스 공연과 대형 프로덕션 제작 작품에 관객 수요와 자본이 집중됐다. 결과적으로 대중성을 확보한 소수 대형 연극의 흥행이 전체 연극 시장의 규모를 확대한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기초 예술 생태계를 담당하는 300석 미만 소극장 시장은 심각한 수요 침체에 직면해 있다. 상반기 300석 미만 소극장의 전체 공연 건수(1066건)와 총 공연 회차(2만4204회)는 전년 대비 증가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공연 1회차당 평균 티켓 예매수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사와 창작자들이 무대 공급량을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관객의 소비 증가로는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이는 대형 연극 흥행으로 극장에 유입된 신규 관객이 대학로 중심의 소극장 창작 무대로 연쇄 이동할 것이라는 이른바 ‘낙수 효과’가 시장에서 작동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대형 공연장과 소극장 관객층이 분리된 채, 소비 단절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소극장은 신진 창작 인력과 배우를 발굴하고 새로운 지식재산권(IP)을 실험하는 연극계의 핵심 인큐베이터다. 자본과 관객이 상업성 높은 대형 연극으로만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은 장기적으로 연극 산업 전반의 기초 체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소극장 생태계의 위축은 결국 대형 연극을 지탱할 원천 콘텐츠와 전문 창작 인력 공급의 한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해당 보고서를 통해 “상반기 연극 시장의 성장세가 소극장과 창작 생태계 전반으로 충분히 확산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1석에서 300석 미만 소극장은 공연 건수와 공연 회차가 늘었음에도 공연 1회차당 평균 티켓 예매수는 오히려 감소해, 소극장 공급 확대가 수요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흐름을 보였다”며 “향후 연극 시장에 새롭게 유입된 신규 관객을 소극장과 창작 공연으로 연결하는 것이 연극계 지속적 성장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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