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실종 사건 허위 종결' 부 경장 檢 송치…"업무 늘어날 수 있단 부담감에 범행"
입력 2026.09.01 11:50
수정 2026.09.01 11:50
부 경장, 수사 초기 혐의 부인…경찰 측 증거 제시하자 모두 시인
"일반 성인 실종자라 안일하게 생각…사건 인계 부담으로 허위 종결"
프로파일러 "업무 부담·책임 가중 피로감 속 업무 태만적 동기 주된 배경"
제주경찰 "송치 후에도 추가 허위 종결 사례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 예정"
실종자 허위 종결 사건으로 직무유기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 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지난 24일 오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제주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제주 지역에서 연이어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 부 모(34) 경장이 1일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부 경장은 실종사건을 종결하지 않을 경우 업무가 늘어난다는 부담감 때문에 사건을 허위 종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제주경찰청은 이날 오후 공전자기록 위장 및 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직무유기 혐의로 부 경장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부 경장은 지난 5월 실종 신고된 30대 여성 장모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신고자에게 거짓말한 뒤 사건을 자체 종결하고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교통사고 사상자' 코드를 입력해 장씨를 관리 목록에서 삭제하는 등 직무를 유기하고 실종자 수색 등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함께 지난 7월2일 접수된 60대 남성 A씨 실종 사건에 대해서는 '소재 발견'으로 입력해 사건을 허위 종결해 직무를 유기하고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부 경장은 수사 초기에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경찰 측이 관련 증거 등을 제시하자 혐의를 모두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부 경장의 개인 및 업무용 휴대폰과 사무실 전화 등에 대한 착·발신 통화 내역과 포렌식 전자정보 등을 분석해 부 경장이 실종자와 통화하지 않은 사실을 입증했다.
제주경찰청은 이날 공식브리핑에서 부 경장의 범행 동기도 공개했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부 경장이 '실종자가 일반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했고, 종결하지 않을 경우 챙겨야 할 일이 많아 사건 인계에 대한 부담으로 허위 종결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A 경장 조사 때 투입된 프로파일러(심리분석관 5명)도 "누적된 업무 부담과 책임 가중에 대한 피로감 속에 업무 태만적 동기가 주된 배경으로 피의자의 회피적 태도와 무책임한 태도가 결합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1일 제주경찰청 기자실에서 정태운 제주경찰청 수사과장이 '실종 허위종결' 부 경장 사건 수사결과에 대해 공식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씨는 지난달 24일 오전 장기 투숙했던 숙소에서 약 400m 떨어진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A씨도 실종 55일 만인 같은 달 22일 제주시 구좌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 경장은 지난해 3월10일부터 올해 7월23일까지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에 근무하면서 실종사건 298건을 자체 종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지난해 3월~올해 7월) 도내 실종사건 1047건 가운데 28.44%에 달한다.
특히 부 경장은 이중 63건을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미입력하거나 삭제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부 경장이 종결 처리한 실종사건 298건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검찰 송치 후에도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허위 종결 사례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