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친분은 인정·비핵화는 거부…트럼프에 협상 문턱 높여"
입력 2026.08.21 08:07
수정 2026.08.21 14:36
38노스 "대화 문 닫지 않았지만 조건 더 까다로워져"
北, 핵보유국 '현실 인정' 넘어 '존중' 요구
'적대정책 철회'까지 제시…트럼프 선택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오른쪽)이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AFP/연합뉴스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 인정 등을 북미 협상의 새로운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20일(현지시간) '문은 열렸지만 문턱은 높다'는 제목의 분석에서 최근 북한의 대미 메시지가 지난해보다 한층 강경해졌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미국이 비핵화 요구를 포기하고 북한의 핵보유라는 '현실'을 인정하면 대화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북한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존중'하고 대북 적대정책까지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 매체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개인적 관계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비핵화 협상은 단호하게 거부하는 점에 주목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최근 북미 정상 간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도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협상 목표로 삼는다면 대화가 성사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개인과의 대화 가능성은 남겨두면서 미국 정부에는 이전보다 높은 협상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38노스는 특히 북한이 요구하는 '적대정책 철회'라는 표현에 주목했다. 핵보유 현실을 인정하라는 요구보다 범위가 훨씬 넓고 해석의 여지가 큰 만큼 향후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이나 대북제재,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을 협상 대상으로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미연합훈련이 축소됐지만 북한이 이를 평가절하한 것도 단순한 군사훈련 조정만으로는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북한이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지만 과거보다 훨씬 높은 문턱을 세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내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북한의 핵보유 현실을 어디까지 받아들이고 기존 비핵화 원칙을 얼마나 조정할지가 향후 북미관계의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