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北 근로자 50명 '꼼수 고용’…"학생인 줄 알았더니 농장 노동자"
입력 2026.08.21 20:41
수정 2026.08.21 20:41
러 농업단지, 北주민 50명 '학생 연수생' 신분으로 채용 추진
13만 3000달러 계약…대북 노동자 송출 관여 업체가 중개
취업비자 없이 교육비자로 입국…유엔 대북제재 우회 의혹
러시아 농업회사에 고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여성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NK뉴스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의 한 대형 농업단지가 북한 주민 50명을 '학생 연수생' 신분으로 들여와 농장 노동자로 고용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노동자의 해외 취업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를 피하기 위해 학생 신분으로 위장하는 '꼼수 고용'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바시키르공화국의 알렉세옙스키 농업단지는 북한 남녀 50명을 온실에서 일할 '학생 연수생'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개된 조달 문서에는 북한 인력을 공급받기 위해 중개업체와 약 13만3000달러(약 1억 8500만원) 규모의 계약을 맺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중개업체는 과거에도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취업을 알선한 사업가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들이 정식 취업자가 아니라 학생 신분으로 러시아에 들어온다는 점이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채택한 결의 2397호를 통해 회원국 내 북한 노동자를 2019년 말까지 송환하도록 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는 북한 주민을 유학생이나 연수생으로 등록한 뒤 건설·농업·서비스업 등에 투입하는 방식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가 북한 주민에게 발급한 비자 3만6413건 가운데 약 98%가 교육 목적이었으며 취업 비자 발급 기록은 없었다.
북러 밀착이 심화하면서 이 같은 제재 우회 통로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여성들이 러시아 극동지역 돼지농장과 농업단지에서 일하는 모습이 확인됐고, 러시아 인력업체가 의류·농업·식품 분야에 북한 여성 노동자를 공급하겠다고 공개적으로 홍보한 사례도 있다. 인권단체들은 러시아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임금 상당 부분을 북한 당국에 상납하고 장시간 노동과 이동 통제 등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한다. 군사 협력에서 시작된 북러 밀착이 노동력 공급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