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박근혜, 지선 이어 연찬회 등판까지?…새로운 '장동혁' 압박 전략인가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8.20 06:30
수정 2026.08.20 07:07

朴, 국민의힘 연찬회 등판 가능성

張, '당 쇄신안' 이목 뺏길 수도

'朴 보수 구심점' 張 영향력 축소 전략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6·3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접촉을 부쩍 늘리고 있다. 당 지도부가 박 전 대통령을 국회의원 연찬회에 초청해 '당이 나아갈 방향'을 밝혀달라며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면서다. 표면적으론 보수 원로로서 구심점 역할을 해달라는 바람이지만, 이면에는 장동혁 대표를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19일 박 전 대통령 대구 달성군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지원 유세에 나서준 것에 대해 국민의힘을 대표해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 전 대통령은 정 원내대표와 지방선거 소회를 나누며, 보수 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는 예방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은 충청 지역 방문 전날 넘어져 고통이 컸지만, 강한 진통제를 먹고 유세에 나섰다. 이 여파로 건강이 악화됐다는 일화를 말해줬다"며 "'조금이라도 내가 보태면 국민의힘이 살아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지원에 나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정 원내대표가 갑작스럽게 박 전 대통령을 이달 말 개최되는 국민의힘 연찬회에 초대하면서, 정치권에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박 전 대통령에게 "국민의힘 의원들을 대표해 오는 27~28일 개최되는 연찬회에 참석해 달라"며 "우리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좋은 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은 즉답하지 않은 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당내 따르면, 이번 박 전 대통령 예방은 당 지도부도 인지하고 있었지만 연찬회 초청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박 전 대통령이 연찬회 참석을 수용할지는 미지수지만, 참석하게 될 경우 당내 미치는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전직 대통령이자 아직도 TK(대구·경북) 지역에 영향력을 드러내는 박 전 대통령이 연찬회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보수 진영의 구심점 역할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당권파의 영향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장 대표 입장에선 불편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박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접촉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 2일 울산을 찾아 국민의힘 영남 의원 등과 만찬 회동을 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선거 지원 유세를 와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알려졌으며, 당내 현안에 대해선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오히려 박 전 대통령은 "나라가 어려운 상황인데 국민이 실망하지 않도록 역할을 잘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현재 당내에선 박 전 대통령이 현실 정치에 나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다만 보수 진영에 영향력을 미칠 원로나 구심점이 없다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이 역할을 맡아주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의원은 지난 4일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보수 진영에 원로가 없고 중심점이 없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어른 역할을 해달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며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 현안이 있을 때 침묵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만큼, 진영을 떠나 나라가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필요하다면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 만찬에 참석한 한 의원도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금 박 전 대통령이 공개 활동에 나선다고 해도 정치 현안에 대해 언급하거나 개입하려고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보수의 어른으로서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보수 진영에 도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광복절인 8월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투표 용지 부족 사태 관련 참정권 수호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당내 일부에선 박 전 대통령의 보수 진영 구심점 역할이 장 대표 입장에선 탐탁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장 대표는 오는 26일 취임 1주년에 맞춰 당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날(27일)부터 시작되는 연찬회는 장 대표의 쇄신안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박 전 대통령이 등판하게 된다면 이목을 뺏길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박 전 대통령이 연찬회를 기점으로 영향력이 강화된다면, '당원 중심 정당'을 통해 당 장악력을 높이려는 장 대표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당내 일부에선 박 전 대통령의 활동 범위를 넓히려는 영남권 의원들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23대 총선을 앞두고 보수 재편이 필요한 만큼 박 전 대통령이 구심점 역할을 바라는 것도 있지만, 이와 동시에 사퇴를 거부하는 장 대표를 우회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행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 당 관계자는 "연찬회에 박 전 대통령이 참석한다고 해도 장 대표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진 않겠지만, 해당 구도를 보면 당내에선 많은 생각을 할 수도 있다"며 "영남권과 거리가 있는 장 대표 입장에선 자신과 각을 세우고 압박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의 등판과 영향력 강화가 23대 총선 공천권을 확보하려는 영남권 의원들의 전략으로 볼 수 있는 만큼, 당대표 연임을 도전해 공천권을 쥐려는 장 대표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박 전 대통령의 공개 활동이 전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진 않지만, TK 지역에선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옛 친박(친박근혜)계가 23대 총선 공천권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라고 한다면, 박 전 대통령이 족보가 다른 장 대표와 가까이 지내서 좋을 일이 없지 않겠나. 오히려 국민의힘의 구심점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판단해 친박계를 지원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