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 축소 놓고 외통위 공방…與 "트럼프 돌발행동" vs 野 "한국 패싱"
입력 2026.08.19 20:10
수정 2026.08.19 20:41
조현 "트럼프 SNS 발표, 한미 모두 사전 인지 못해"
與 "왜 우리 정부 비판하나"…野 "최악 대비해야"
김준환, 탈북민 출신 박충권에 "김일성 만세 부르던 사람들"
조현 외교부 장관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 훈련 축소와 관련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방침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우리 정부가 미국의 결정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며 '한국 패싱'과 한미동맹 약화 가능성을 추궁했다. 여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발표를 두고 우리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맞섰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진행된 외통위 전체회의 초반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한미연합훈련 축소 관련 긴급 현안보고를 요구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축소 지시를 언제 처음 인지했는지, 사전에 협의가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밝힌 내용은 우리 정부는 물론 미국 정부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우리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발표 이후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방적 통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야당은 정부 대응을 거듭 문제 삼았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트루스소셜에 나오기 전에 감지한 바가 없었느냐"고 물었고 조 장관은 "없었다"고 답했다. 고 의원은 "결과적으로 대미·대북 외교에서 한국이 패싱당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한미연합훈련 축소가 한미동맹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오후 질의에서도 같은 논쟁이 이어졌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SNS를 통해 갑작스럽게 훈련 축소 방침을 공개한 뒤 국내에서 오히려 우리 정부를 향해 외교 실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을 지적했다. 홍 의원은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발표 방식과 훈련 축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왜 우리 정부를 비판해야 하느냐"는 취지로 반박했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송석준 외통위원장은 "99% 낙관적인 상황을 예상하더라도 1%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게 정부의 기본 태도"라며 "바람과 기대와 달리 속셈이 다르고 현실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이미 늦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과연 한국 국익에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할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정부가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둔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도 거론됐다. 맹성규 민주당 의원은 연합훈련을 통해 우리 군의 군사능력을 검증해야 하는 만큼 훈련 축소가 전작권 전환과도 연계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조 장관은 "연합훈련을 통해 검증할 사안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훈련 축소를 이유로 전작권 이전을 늦출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직권면직 문제도 잠시 언급됐다. 송 위원장은 대미투자 이행 등을 둘러싸고 미국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통상교섭본부장 교체가 한미 통상협상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통상·투자 문제에 직접 참여해왔다며 외교부가 공백 없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후 회의에서는 김준환 민주당 의원이 탈북민 출신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에게 "김일성 만세를 부르던 사람들이야. 조심해"라고 말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박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3만4000여 탈북민의 삶과 결단을 부정한 발언"이라고 반발했고, 김 의원은 "입에 담지 못할 이야기를 했다"며 "가슴에 비수가 됐던 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