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총수 '연봉킹' 박정원 456억…100억 넘긴 회장 누구
입력 2026.08.14 19:53
수정 2026.08.14 20:12
두산 주가 3년 새 13배…박정원 RSU만 376억
곽노정 261억·구자은 133억…주식연계 보상 희비
김승연 116억·조원태 91억…정의선은 45억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이 지난 6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시구 및 시타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상반기 재계 보수의 희비를 가른 것은 '주가'였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3년 전 받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의 가치가 두산 주가 급등으로 13배 넘게 불어나면서 455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았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주가와 연동된 장기성과보상 등에 힘입어 260억원을 넘겼다.
14일 주요 기업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총 455억80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해 주요 그룹 총수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 18억2000만원과 단기성과급 61억7000만원에 RSU 375억9000만원이 더해졌다. RSU가 전체 보수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박 회장이 이번에 받은 RSU는 2023년 부여된 ㈜두산 주식 3만2266주다. 당시 기준 주가는 주당 8만8016원이었지만 실제 지급 시점에는 116만원대로 뛰었다. 3년 사이 주가가 13배 넘게 오르면서 주식보상 평가액도 크게 불어났다. 두산은 임원에게 현금 대신 일정 기간 양도가 제한된 주식을 지급하는 RSU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도 주가 연계 보상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구 회장은 급여 14억9600만원과 상여 44억4700만원, 주식가치연계현금 73억5900만원 등 총 133억300만원을 받았다. LS가 2023년 구 회장에게 부여한 RSU 2만7340주를 토대로 지급 시점의 주가와 배당상당액 등을 반영한 결과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5개 계열사에서 총 115억8000만원을 수령했다.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에서 각각 25억2000만원을 받았고 한화비전에서 23억4000만원, 한화솔루션에서 16억8000만원을 받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주요 계열사를 합쳐 112억2700만원으로 집계됐다. 호실적을 거둔 롯데쇼핑에서 받은 보수가 33억3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6% 증가했고 롯데지주에서는 32억5700만원을 받았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에서 53억8300만원, 한진칼에서 36억7000만원 등 총 90억5300만원을 수령했다. 대한항공 보수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40.8% 증가했다. 주식 가치와 연계한 중장기 성과보상에 따른 성과급 지급이 보수를 끌어올렸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효성과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에서 총 66억2500만원을 받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LG에서 급여 24억1700만원과 상여 24억1300만원 등 총 48억3000만원을 수령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SK하이닉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현대차 22억5000만원, 기아 13억5000만원, 현대모비스 9억원 등 총 45억원을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와 같은 수준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은 ㈜한화 11억6000만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1억6000만원, 한화솔루션 11억8000만원 등 총 35억원을 수령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15억6240만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10억38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에서 급여 17억5000만원을 수령했다. 지난해 상반기 30억원을 받았던 SK하이닉스에서는 올해 보수가 5억원 미만으로 공시 대상에서 빠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도 보수를 받지 않았다. 이 회장은 2017년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에서 급여를 받지 않고 있어 올해로 9년째 무보수 경영을 이어가게 됐다.
전문경영인 가운데서는 주가 연계 보상의 위력이 더욱 두드러졌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상반기 총 260억9500만원을 받아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7.5배에 달했다. 급여는 12억5000만원이었지만 상여가 204억5500만원에 달했고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도 43억7900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성과연동형 주식보상(PSU)과 주가차액보상권(SARs) 정산액만 173억8000만원에 달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과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이 과거 설정한 장기성과보상의 규모를 키웠다.
삼성전자에서는 노태문 사장의 보수가 크게 뛰었다. 노 사장은 상반기 74억4500만원을 받아 전년 동기보다 523% 증가했다. 성과인센티브(OPI)의 절반 이상을 주식으로 받는 방식을 선택하면서 주식기준보상만 61억7200만원에 달했다. 이원진 사장은 74억7900만원, 전영현 부회장은 23억93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올해 상반기 보수 현황은 임원의 보상이 단순한 급여와 현금 성과급을 넘어 주주가치와 연동되는 구조로 빠르게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근무하더라도 과거 부여받은 주식보상의 지급 시점과 주가에 따라 실제 보수가 수십억∼수백억원씩 달라질 수 있어서다. 두산과 SK하이닉스 등의 주가 상승이 이번 상반기 경영진 보수 순위까지 뒤바꾼 대표적인 사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