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버스·불법 증축'…與 '내로남불'에 무너지는 부동산 정책 신뢰
입력 2026.08.13 06:30
수정 2026.08.13 19:57
부동산 정책 전·월세 대란 초래 이어
황희 '폐버스 청년 주택' 발언 논란에
김상호 전 춘추관장 '불법 증축' 논란
정부 부동산 정책 신뢰도 크게 훼손 지적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엑스(X·옛 트위터)에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고 호언장담했지만, 부동산 시장의 혼란과 민심 이반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집값을 잡기는커녕 거래 절벽과 전·월세 대란을 초래한 데 이어 여권 인사들의 실언과 도덕성 논란까지 겹치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폐버스 청년 주택' 발언이 논란이 된 데 이어 김상호 전 춘추관장(보도지원비서관)의 서울 강남구 다세대주택 '불법 증축'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청와대 내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재검토 방침을 밝혔지만, 비거주·고가 1주택의 세금 부담을 대폭 강화한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시장과 민심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여권 인사들의 실언과 도덕성 논란까지 터져나오면서다. 부동산 이슈발(發) 민심 이반이 계속 가속화할 경우 정권 전반의 국정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런 위기는 어떤 하나의 이벤트로 돌파하기 쉽지 않다"며 "초심으로 돌아가서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차분하게 살펴보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다세대주택 무단 증축 논란이 불거진 김 전 관장을 전날 징계한 뒤 면직 처리했다. 청와대는 '징계 수위'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김 전 관장은 지난 4일 이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관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을 지내던 2017년부터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경기·성남 라인' 핵심 인사로 꼽힌다.
김 전 관장은 대치동에 5층짜리 다세대 주택을 소유 중인데, 도면상 계단실로 표기된 1층 일부 공간을 원룸으로 개조해 월세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직자 재산공개에 따르면 해당 주택은 6가구인데, 실제로는 7가구가 거주 중이라고 한다.
이에 김 전 관장은 입장문을 통해 "2014년 매입 당시 해당 부분이 미등록건축물이란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이후 임차인을 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됐다"며 "건축사 등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양성화 절차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전 관장은 광진구 구의동에도 아내와 공동명의로 약 74평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김 전 관장은 이 대통령이 올해 초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를 예고하자, 대치동 주택 처분에 나섰지만, 아직 처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이성훈 전 국토교통비서관도 다주택을 처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7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으로 부임했고, 지난달 사직한 최성아 전 해외언론비서관도 다주택자였다. 봉욱 전 민정수석과 오현주 전 국가안보실 3차장도 다주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3선의 황의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폐기되는 버스를 주거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청년들에게 제공하자는 제안을 해 거센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황 의원은 지난 10일 "버스 하우스 제안에 대해 청년 세대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부동산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민심이 날로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악재가 연속으로 터져 나오자, 여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전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최근 잇따라 불거진 황희 의원의 '폐버스 청년 주택' 발언 논란과 김상호 전 춘추관장의 부동산 '불법 증축' 논란 등에 대해 "아무래도 여당과 정부의 리더, 지도자들이 하는 실수나 이런 사건들이 민심 악화에는 굉장히 큰 영향을 준다"며 "저희들부터 자중자애하고 민심을 정말 잘 떠받드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야권은 "내로남불의 극치"라고 맹비난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집 한 채 가진 국민은 범죄자 취급, 청와대 참모는 다주택 꿰찬 채 도망,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신뢰는 완전히 파탄났다"며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의 위선적인 부동산 내로남불 행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위선과 오만으로 가득 찬 국정 운영을 국민과 함께 강력히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