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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가격 올려도 못 버텨…'서민 외식'의 역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08.13 07:30
수정 2026.08.13 07:30

식재료·인건비 증가에 원가 부담 가중

개인점포·프랜차이즈도 매장 감소세

신선식품 재고·폐기 비용 부담도 확대

AI로 생성한 이미지.

대표적인 서민 외식 공간으로 꼽히는 분식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원재료비와 인건비 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서민 음식이라는 특성상 가격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지역 김밥 1줄 평균 가격은 3838원으로 1년 전 3623원보다 5.9% 올랐지만, 분식집의 사정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김밥에 들어가는 주요 식재료 가격이 크게 오른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탓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시금치 100g 평균 소매가격은 1978원으로 한 달 전 852원보다 132% 급등했다.


오이 10개 가격도 1만2323원으로 전달보다 37.7% 올랐고, 쌀 20㎏은 6만1600원으로 평년보다 13.5% 높았으며, 특란 30구는 7390원으로 평년보다 9.2% 높은 수준이었다.


하나의 메뉴에 여러 신선식품 재료를 소량씩 사용하는 업종 특성상 재고 관리 부담도 크다.


원재료값이 오르면 원가가 곧바로 상승하지만, 신선식품 특성상 판매량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면 폐기 비용까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설상가상 여름철 폭염 속 제품 신선도 유지를 위한 전기요금 상승에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배달수수료 부담, 임대료 상승까지 겹친 실정이다.


하지만 가격을 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 김밥이 대표적인 서민 외식 메뉴인 만큼 가격이 오를수록 소비자의 저항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업주들은 직원을 줄이거나 조리와 포장 전 과정을 1인 체제로 바꿔 원가 상승분 상쇄에 나서고 있지만 버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내 분식집에 김밥 가격이 나와있다.ⓒ뉴시스

분식집 업주들의 어려움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시내 분식전문점은 9448곳으로 전년 동기 9735곳보다 287곳(2.9%) 감소했다. 분식전문점 수는 2024년 2분기 9989곳을 기록한 이후 매 분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김밥을 취급하는 개인 점포 뿐 아니라 프랜차이즈도 상황은 비슷하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고봉민김밥' 매장 수는 2022년 541곳에서 2024년 450곳으로 91곳 줄었다. '김가네'는 같은 기간 448곳에서 378곳으로 감소했으며, '바르다김선생'도 지난해 말 기준 매장 수가 100곳 아래로 내려갔다.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고봉민김밥인'을 운영하는 케이비엠의 지난해 매출은 271억원으로 2024년 312억원보다 13.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약 10억원에 달했다.


'김가네'의 지난해 매출도 전년 대비 1.9% 줄어든 368억원을 기록했다. '바르다김선생'도 지난해 매출액 141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7% 줄었다.


창업 후 5년 내 생존율도 낮은 편이다.


국세청 '100대 생활업종 생존율' 분석에 따르면 2018년 창업한 분식점 가운데 68.4%가 5년 안에 폐업했다. 창업 점포 10곳 중 7곳 가까이가 5년 안에 문을 닫았다는 의미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김밥의 경우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올리지 않으면 업주의 수익성이 악화된다"며 "신선식품을 식재료로 취급하는 분식집 특성상 오늘 판매를 못하면, 내일 사용할 식재료를 구매할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악순환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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