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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반발→보완' 되풀이…李정부 뒷북 국정운영? 여론 민감 대응?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6.08.12 07:00
수정 2026.08.12 07:00

ISA·주가 누르기 방지법 전면 재검토 지시 이어

부동산 세제 수정안 마련 기정사실화

노란봉투법 혼란에 시행령 보완 거듭 지시

李 "반론 있으면 반론 받아들여야"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정부가 내놓은 주요 정책들이 번복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 부처 차원에서 정책 발표 후 민심 반발이 거세지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재검토 및 보완을 지시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국정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수정할 필요가 없는 100% 안을 내라고 요구할 수는 있지만, 그러기 쉽지 않다"며 '선(先) 발표·후(後) 수습'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증세를 골자로 한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관련해 "(구윤철) 재정경제부 장관이 '(세제개편안에) 문제가 있다면 우리가 반영해서 수정해 보겠다'고 입장을 낸 걸 가지고 '누더기를 만들었다',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이 있다"며 "반론이 있으면 그 반론을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두고 시장 혼란과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세제개편안 손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한 번 결정했으니까 그냥 그대로 '고(Go)'라는 게 일관성이 있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하게 되면 사회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의견을 내고, 다른 의견이 나오면 반영하고, 타당하면 반영하는 것이 옳은 태도"라고 강조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세제개편안을 내놨는데, 정부 확정안이 아니다"라며 "(세제개편안의 입법예고 기간인) 8월 3일에서 20일까지 국민들로부터 충분한 의견을 듣고 다시 한 번 리바이즈(Revise·수정)해서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에서 또 의원들이 논의해서 수정·보완하며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재경부 장관은 그걸 아셔야 한다. 세금 만지는 사람은 (세법을) 바꾸면 반드시 욕을 먹게 돼 있다"며 "바꿔서 혜택을 보는 쪽은 가만히 있고, 바꿔서 부담이 늘어나는 쪽은 엄청나게 반감을 가지게 돼 있으니 무조건 기어서 다니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엔 참모들과의 상황 점검 회의에서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포함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에 대한 비판 여론을 보고 받고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ISA 개편안과 관련해 "정확하게 준비도 하지 않고 왜 그렇게 한 것이냐"고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민의힘은 "일단 발표하고 국민이 반발하면 고치는 졸속 국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책이 국민이 처한 상황을 따라가야지 거꾸로 국민의 삶을 기성 제도에 억지로 꿰맞추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는데, 최근 정부가 제시한 세제개편안 중 ISA 개편안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을 둘러싼 비판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ISA는 이자·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청년층과 개미 투자자들의 절세 및 자산 증식 수단으로 폭넓게 활용되는 제도다. 그러나 정부 개편안은 투자 대상을 국내로 한정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면서 선택권과 세제 혜택을 축소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기존 ISA에 대해선 만기 연장을 제한하고 납입한도 이월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장기투자 절세 기능을 약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왔다.


주가누르기 방지법도 정부가 최근 6년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코스피 업종별 하위 25%, 코스닥 하위 10%에 해당하는 저PBR 기업에 해당하는 경우 등을 기준으로 제시했지만 "기준이 너무 느슨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 강화를 골자로 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에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ETF에 대해 신속한 보완책 마련을 지시했고, 노란봉투법이 허용한 노동쟁의의 기준을 시행령이나 노동부령 등을 통해 명확히 하라고 재차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노란봉투법에 의한 쟁의 대상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규정으로 안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며 "명백한 것은 기준을 명시해 달라는 요구가 있는데, 일리가 있는 주장이니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라"고 주문했다.


파급력과 부작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정책을 내놨다가,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면 수정 절차를 밟으면서, 정부에 대한 신뢰도와 국정운영의 예측 가능성이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 발표·후 수습' 논란에 대해 청와대는 현장의 목소리를 유연하게 수용하는 '실용적 국정 운영'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여론이 좋지 않은 정책을 오기로 밀어붙이기 보다는 여론을 더 민감하게 살펴서,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라며 "정책 수립 과정에서의 소통을 강화하되, 민생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사안은 지속적으로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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