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부동산 공급대책, 승부처 되나…지지율 최저치 속 초강수
입력 2026.08.12 06:30
수정 2026.08.12 06:30
지지율 취임 후 최저치 경신 속 대책 발표
정부, 이르면 13일 최대 5만가구 공급대책
준공업지역·용산어린이정원·그린벨트 총동원
"지지율 정체는 부동산·주식 실망감 탓" 진단도
이재명 대통령이 7월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반복 경신하며 부동산 민심이 국정 최대 뇌관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13일 서울 도심 유휴부지를 총동원한 최대 5만 가구 규모의 추가 주택 공급대책을 발표한다. 준공업지역부터 그린벨트·폐교 부지까지 카드를 모두 꺼내든 '영끌 대책'인 만큼, 이번 발표가 지지율 반등의 전환점이 될지 아니면 또 하나의 전시성 대책으로 그칠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2.6%p 내린 43.3%로 집계됐다. 이는 취임 후 최저치로, 8주째 40%대에 머물렀다. 부정 평가는 53.0%로 2.5%p 상승했다. 앞서 한국갤럽이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무선 100% 전화면접원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긍정 평가가 51%로 3주 연속 하락을 기록했으며, 부정 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이 22%로 가장 많이 꼽혔다. 자세한 조사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런 가운데 나오는 이번 공급대책에는 △준공업지역 △용산어린이정원 △그린벨트 △폐교 부지까지 모두 포함된 이른바 '영끌 대책' 성격이 짙다. 정부가 카드들을 한꺼번에 꺼내든 배경에는 그만큼 부동산 민심이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갤럽 조사에서 부정 평가 사유 1위가 부동산 정책이었다는 점은, 정부 입장에서 다른 어떤 이슈보다 시급히 손을 대야 할 영역이 부동산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린벨트 해제는 역대 정부마다 '보존이냐 개발이냐' 논쟁을 부른 민감한 카드였던 만큼, 서울시와의 협의가 매끄럽게 이뤄질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지자체와 합의된 모양새로 발표될지, 아니면 갈등이 노출될지가 대책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서울시가 인허가권을 쥔 소규모 그린벨트나 녹지 등은 시와의 조율 없이는 물량 확보 자체가 불가능해, 발표 시점까지 협의가 매끄럽게 마무리될지가 대책의 신뢰도를 가를 변수로 지목된다.
후보지 상당수가 과거 정부에서도 거론됐다가 주민 반발이나 지자체 이견으로 무산된 전력이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번에도 발표만 하고 실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야권의 '전시성 대책' 공세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이 조기 착공 가능한 물량을 별도로 추리라고 지시한 것도 이런 정치적 리스크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는 단순히 물량 발표에 그치지 않고, 착공까지 이어지는 '실행 가능한 공급'을 대외에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읽힌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지지율 정체의 배경으로 부동산·주식 정책에 대한 실망감을 짚었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취임 초 압도적이던 지지율이 최근 부동산과 주식 문제에서 기대에 못 미치면서 빠지고 있다"며 "정책 방향은 맞더라도 체감 효과가 없다는 반응이 지지층 내부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시장이 일시적으로 출렁이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이번에도 또'라는 피로감이 쌓인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번 대책을 앞둔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우세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13일 대책이 나온 이후 곧바로 여론이 반전될 거라 보긴 어렵다"며 "그린벨트나 준공업지역처럼 실행 난도가 높은 카드가 많아, 발표 이후 후속 조치가 얼마나 속도감 있게 이어지느냐가 진짜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과거에도 대규모 공급 발표 직후에는 시장이 잠시 관망세로 돌아섰다가, 후속 입법이나 지구 지정이 지연되면 다시 불안 심리가 살아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에도 발표 이후 3~6개월 사이의 실행 속도가 시장 반응을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 역시 역시 발표 직후보다는 중장기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공급 물량 자체는 역대급이지만 착공까지 이어지지 않으면 시장은 반응하지 않는다"며 "이번 대책이 승부처가 될지는 발표 이후 몇 달 안에 착공 신호가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번 대책을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삼으려 한다면, 발표 이후 실제 인허가와 착공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가시적인 성과를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 오히려 '또 하나의 전시성 대책'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