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나는 세입자②] 전세대출이 집값 올린 ‘주범’?…비거주 조건도 깐깐
입력 2026.08.12 07:00
수정 2026.08.12 07:00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50%…“집값 떠받치기엔 격차 커”
세제개편안서 ‘비거주’ 정조준, 전세대출 규제 발 맞추나
취학·전근 등 예외 고민하지만 “선의의 피해자 나올 수 밖에”
ⓒ뉴시스
정부가 전세대출을 집값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며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전셋값이 집값을 떠받치는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KB부동산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0.41%로 집계됐다.
서울을 비롯한 경기·인천 등 수도권 전역의 아파트값 대비 전셋값 비율은 62.62% 수준이다.
전세가율은 아파트값 대비 전셋값의 비율이다.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적은 자기자본으로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주택을 매수할 수 있어 갭투자가 늘고 주택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은 전국 평균인 68.75%를 크게 밑돌고 있다. 특히 서울은 전셋값이 아파트값의 절반 수준에 그쳐 전세보증금을 활용한 레버리지 효과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예전에는 전국적으로 전세가율이 높고 전셋값이 집값을 받쳐주며 같이 올랐다”면서도 “최근 서울 기준으로는 전세가율이 워낙 낮아 전셋값이 많이 오르더라도 집값을 떠받친다고 하기에는 차이가 많이 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셋값이 오르고 매물이 줄면서 전세 수요가 일부 매매 수요로 가기도 하는데, 중저가 아파트값이 오르는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전셋값을 유지하는 전세대출이 집값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부동산 토론회를 주재했을 당시 “전세대출이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지원 정책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집값 폭등의 원인이 돼 조정할 때가 됐다”며 전세대출 규제 강화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 속 전세대출 문턱도 단계적으로 높아졌다.
청년·신혼부부 등 버팀목 전세대출 최대한도가 축소됐고 수도권·규제지역의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90%에서 80%로 낮아졌다.
갭투자에 전세대출이 활용되는 것을 막고자 수도권·규제지역 내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금지했고, 1주택자의 경우 신규 전세대출을 받을 때 이자 상환액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지난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에서 비거주 1주택자 등 비거주 주택에 대한 세 부담을 강화한 내용이 반영된 것을 고려하면 향후 수요 측면에서도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다주택자는 물론 비거주 1주택자에게도 실거주나 주택 처분을 유도하고 있어 전세대출 규제가 추가로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부가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를 고려할 수 있다. 세제개편안에서도 취학, 질병, 전근 등 부득이한 일시적 비거주 사유를 예외로 선별한 바 있고, 지난달 이어진 부동산 토론회에서도 실수요자에겐 선별 지원 방안을 고민하겠단 입장을 내놨다.
문제는 사례별로 실수요 여부를 가리는 과정에서 현장의 혼선과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취학, 부모봉양 등 예외 사례에 대한 기준을 정한다고 하더라도, 경계선에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예외 사례를 폭넓게 정해야 규제 사각지대에 따른 피해가 최소화될 것”이라면서도 “이런 기준을 세세하게 규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은행에선 수요자들의 상황을 보수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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