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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6일을 해도” 무더위에 속수무책, 축구장 잔디관리사 ‘한숨’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6.08.12 10:26
수정 2026.08.12 11:22

폭염 기승에 엉망인 축구장 그라운드 상태

“7일 중 6일, 8시간 중 7시간 관리해도 어려움”

옥외작업 중단 지침에 무더위 시간대 작업 쉽지 않아

천안종합운동장 잔디를 둘러보는 천안도시공사 조양현 주임. ⓒ 본인 제공

지난해 한국 축구는 한바탕 ‘논두렁 잔디’로 홍역을 치렀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제시 린가드가 지난해 한국을 떠나며 홈구장으로 누볐던 서울월드컵경기장 곳곳에 움푹 파인 열악한 그라운드 상태에 일침을 가했고, 손흥민(LAFC) 등 국가대표 선수들도 A매치를 치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잔디 상태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해 역시 ‘논두렁 잔디’라는 오명을 벗기가 좀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남부 지방을 강타한 폭염에 지난 1일 프로축구 K리그1 경기가 열린 포항 스틸러스의 홈구장 포항스틸야드는 잔디가 곳곳에 동그랗게 파인 흔적을 드러내 논란이 됐고, 최근 쿠팡플레이시리즈 2경기를 치른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그라운드 상태도 유럽 명문 구단을 불러놓고 경기를 치르기에는 민망한 수준이었다.


특히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는 더욱 잔디 관리가 쉽지 않다. 고온다습한 여름엔 잔디가 제대로 자라기 힘들고, 무더위에 야외 작업은 더욱 힘이 든다.


2024년부터 올해까지 우수한 그라운드 상태를 계속 유지한 공로를 인정 받고 있는 프로축구 K리그2 천안시티FC의 홈구장 천안종합운동장도 예외는 아니다.


천안종합운동장의 관리 주체인 천안도시공사 조양현 주임도 폭염 그라운드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최근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가진 조 주임은 “겨울에는 사실상 잔디를 덮어놓고 운영을 안 하는데 여름이 아무래도 힘들다”며 “일과 시간이 8시간 정도라고 하면 이 중 7시간 정도는 나가서 작업을 한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에 들어와 있는 홈 경기장 잔디는 8~90% 이상이 다 서양에서 사용하던 한지형 잔디로 이뤄져 있다. 이게 한국 기후와는 안 맞는 단계여서 관리하는데 애로사항이 많다”면서 “준공 시기를 따져야겠지만 7~9월에는 병충해가 무조건적으로 찾아오기 때문에 잔디가 많이 상해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경기장 잔디 관리가 매일 이뤄지고 있다고 전한 조양현 주임은 “기후마다 다르긴 한데 일주일 중 6일은 통상 계속 관리를 한다고 보면 된다. 관수 작업, 약재 및 비료 살포, 잡초 제거 등이 무더위에 이뤄지고 있다”며 “작업 중 스프링쿨러가 갑자기 고장 나는 경우도 있고, 관수 작업이 미흡해 잔디가 다 말라버리면 선수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K리그 경기가 열리는 천안종합운동장. ⓒ 한국프로축구연맹

가장 어려운 부분은 매일 잔디 관리를 해도 모자란 상황에서 작업조차 할 수 없는 경우다.


현재 정부 지침상 체감온도 35도 이상일 경우 무더위 시간대인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옥외작업을 중지하고, 체감온도 38도 이상일 경우 옥외작업 전면 중지를 권고하고 있다.


조양현 주임은 “현재 법령상 기온이 올라가면 옥외작업을 하지 못하게 돼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무더위 시간대 작업을 안 하면 잔디는 죽는다. 권장하는 것과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은 다른데 이 차이를 극복하는 게 어려분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업을 나가야 하는데 실제 작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어렵다. 법적으로 무더위 시간대 작업을 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러면 잔디는 죽어 버린다”며 “지금도 그라운드에 다녀왔는데 기온이 높을 때는 작업을 자제하라 권고한다. 해야할 때 그라운드 관리를 하지 못하는 부분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법령으로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폭염 때문에 작업이 어려운데 관리 업체들에도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며 답답함을 전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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