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운항, 선박·화물 확보 마무리…아직 못 푼 과제도 [D-10 북극항로]
입력 2026.08.12 06:00
수정 2026.08.12 06:00
팬스타, 최근 선박 매입 마무리
22일 출항 예고…막바지 화물 확보
대(對)러 경제 제재·러시아 승인은 숙제
“외교 문제없어 출항엔 지장 없을 듯”
북극 해빙 모습. ⓒ클립아트코리아
북극항로 시범 운항이 10일 후 닻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사업을 수행할 팬스타리인닷컴은 최근 선박 매입을 마무리하고 오는 22일 출항을 예고한 상태다. 선박 매입 작업을 마무리했고, 화물도 총적재량의 절반 이상을 채웠다. 다만 선박 재보험이나 러시아, 미국과의 외교 문제는 아직 완벽히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라 ‘만에 하나’ 시범 운항이 늦춰질 가능성도 남았다.
1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팬스타그룹은 지난달 31일 HMM이 보유한 2700TEU급 컨테이너선 ‘몸바사(Mombasa)호’ 매입을 완료했다. 선박 이름도 ‘팬스타 아크로(PANSTAR ACRO)호’로 명명하고 오는 22일 출항할 계획이다.
팬스타가 선박 매입을 마무리하면서 북극항로의 큰 걸림돌 중 하나가 해소됐다. 사실 그동안 북극항로에 맞는 선박을 구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다. 선박 자체를 확보하는 과정은 물론, 자금 조달 방식에서 정책자금 투입이냐, 담보 보증이냐 등을 두고 정부 당국의 고심이 깊었다.
화물 확보도 쉽지 않았다. 2700TEU급 선박에 절반 이상 채우는 것도 사실 어려움이 있었다. 해양수산부와 업계 노력으로 1300TEU는 확보했으나, ‘만선’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풀지 못한 과제도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항목은 미국의 승인이다. 북극항로는 노선의 상당 부분이 러시아 영해를 관통한다. 필요한 경우 러시아 쇄빙선을 이용해야 할 수도 있다. 이때 러시아 경제제재가 문제가 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미국·EU 등)으로부터 무역·금융·기술·산업·운송·사치품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경제 제재를 받고 있다. 한국도 2022년 2월부터 전략물자 수출차단과 SWIFT 배제 등 대(對)러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극항로를 지나기 위해서는 미국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북극항로 경로 비교. ⓒ 자료: 외신종합
러시아 영해를 통과하는 만큼 러시아측 허가도 필수다. 러시아는 2022년부터 북극항로, 정확히는 북동항로(NSR)를 통과하는 외국 선박은 연방보안국 사전 허가를 받도록 했다. 콜라 반도에서 동부 치시해까지 이어지는 해역 중 일부를 ‘영해 또는 영해와 유사한 수역’으로 규정해 사실상 통행권을 제한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과 러시아 모두 시범운항에 걸림돌이 안 될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 측은 북극항로 운항이 러시아 경제 제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만큼 특별히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전쟁 중인 러시아 역시 오히려 우리 정부와 외교 관계 개선 차원에서 북극항로 운항을 반기는 측면이 있다고 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외교 당국에서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조심스럽긴 하지만 경제 제재 문제나, 러시아 승인 모두 문제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재로서는 22일 출항에는 크게 걸림돌이 될 요소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팬스타 아크로호는 현재 부산항 신항에서 극지 운항에 필요한 내빙 장비 보강·보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승선 인원은 20명 안팎이다. 극지 운항 경험이 있는 전문 선원 1명을 포함해 극지연구소 연구 인력도 동승할 것으로 보인다.
업체 측은 한국선급으로부터 운항 필수 요건인 ‘극지운항증서(Polar Ship Certificate)’를 오는 15일까지 발급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확보한 화물은 북유럽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부품, 합성수지, 중고 자동차, 식품류, 액체화물, K-뷰티 화장품, 철강 제품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