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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수사받을 수 있다'며 원안채택 지시"…양평고속道 특혜 의혹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08.10 17:32
수정 2026.08.10 17:52

도로정책과 직원, 2023년 과장 추정 인물에 "장관님이 '원안대로 하라'고 지시"

"사업 백지화 발표 뒤 국토부 내부서 윤석열 전 대통령 측 관여 취지 이야기 돌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뉴시스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이 일었던 당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원들에게 "수사받을 수 있으니 변경안이 아닌 원안대로 가자"고 지시했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 국토교통부 도로정책과 직원 A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박준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혐의 사건 재판의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은 2023년 국토부가 당초 양서면에 두기로 했던 종점을 강상면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변경 예정지 인근에 김건희 여사 일가의 토지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으로 번졌다. 기존 양서면 종점안은 2021년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마친 상태였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날 A씨가 2023년 6월 말 국토부 도로정책과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보낸 휴대전화 메시지를 제시하며 고속도로 사업이 백지화된 과정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당시 A씨는 "장관님께서 원안대로 하라고 합니다", "준비할 방안 찾아보겠습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해당 메시지가 작성된 배경에 대해 "보고를 들어갔는데 (원 전 장관이) '강상면 종점안으로 가기는 어렵다. 원안으로 가자'고 했다"며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는 방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원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주민설명회 등 사업 추진을 위한 후속 절차도 멈췄다고 진술했다.


특히 A씨는 당시 원 전 장관이 노선 변경안을 계속 추진할 경우 수사를 받을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원안으로 가면 그동안 내세웠던 논리가 모두 무너지기 때문에 놀란 표정을 지었는데, 원 전 장관이 '변경안으로 가면 수사받는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장관은 원안으로 돌아가자고 했지만 용산(대통령실)에서는 그렇게 하면 오히려 더 오해를 받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원 전 장관이 2023년 7월9일 사업 전면 백지화를 발표한 뒤 국토부 내부에서 백지화 결정의 배경을 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관여했다는 취지의 이야기가 돌았다는 증언도 했다.


법정에서 제시된 2023년 7월11일 A씨와 다른 국토부 직원 사이의 통화 녹취에는 해당 직원이 "내가 볼 때 백지화는 'V'(윤석열 전 대통령)가 정한 것이다. 장관이 일정 중에 누구 전화를 받았겠느냐"고 말하는 대목이 담겼다. 이에 A씨는 "난 그게 '뻥'(거짓말)인가 싶었는데 아니구나"라고 답했다.


특검팀이 백지화 결정이 원 전 장관 개인의 판단만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사안이었는지를 묻자 A씨는 "그때 그런 얘기가 있기는 했다"고 답변했다.


A씨는 2023년 6월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논란이 확산한 뒤 국회가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주요 내용이 삭제된 용역자료를 국토부 홈페이지에 게시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원 전 장관은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을 둘러싸고 김 여사 일가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사업 백지화를 결정·발표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로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의 수사를 받고 있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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