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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둬야 하나” 눈물 왈칵 쏟은 장은수, 187번째 도전서 첫 승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8.09 17:58
수정 2026.08.09 17:58

장은수 생애 첫 우승. ⓒ KLPGA

“골프를 그만둬야 하나.”


한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가장 주목받는 신인이었던 장은수(30, 굿빈스)가 실제로 골프채를 내려놓는 것까지 고민했던 순간이다. 신인왕을 차지한 뒤에도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고, 정규투어와 드림투어를 오가는 시간이 반복됐다.


그랬던 장은수가 마침내 10년의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것도 정규투어 187번째 출전 무대에서다.


장은수는 9일 제주도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아냈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적어낸 장은수는 공동 2위 강채연과 문정민(이상 13언더파 275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억 8000만원.


2017년 신인왕을 차지했던 장은수에게 이번 우승은 유독 특별하다. 당시 장은수는 우승 없이도 신인왕을 차지했다. 신인상 포인트 경쟁에서 박민지를 따돌리고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신인왕 타이틀이 화려한 프로 생활을 보장해주지는 않았다.


장은수는 2020시즌 이후 세 차례나 정규투어 시드권을 잃었다. 정규투어와 드림투어를 오가는 동안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다. 특히 2023시즌 정규투어 시드권을 잃은 뒤에는 골프를 그만두는 것까지 생각했다.


장은수 생애 첫 우승. ⓒ KLPGA

장은수는 우승 후 인터뷰서 당시를 떠올리며 “골프를 그만둬야 하나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힘든 시기 코치로부터 격려를 받으며 계속해서 골프를 이어갔다는 장은수는 지난해 드림투어에서 오히려 자신감을 되찾았다. 상금순위를 통해 다시 정규투어로 돌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고, 스스로도 이전보다 골프가 좋아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 대회 최종 라운드를 공동 2위로 출발한 장은수는 선두 강채연과 시종일관 팽팽한 경쟁을 벌였다. 15번 홀까지 동타였지만 승부처는 16번 홀에서 찾아왔다.


3라운드까지 홀 평균타수 4.36타로 이번 대회에서 가장 어려운 홀로 꼽힌 16번 홀(파4). 장은수는 두 번째 샷을 홀 3m 거리에 붙였고,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마지막 세 홀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17번 홀(파3)에서는 그린을 놓쳤다. 자칫 한 타를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웨지샷을 홀 1.2m에 붙인 뒤 파를 지켜냈다.


그리고 마지막 18번 홀(파4).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다. 우승을 눈앞에 둔 순간 찾아온 최대 위기였다. 벙커에서 날린 두 번째 샷 역시 공 윗부분을 맞으며 완벽한 샷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공은 낮은 탄도로 그린 위에 올라갔다. 장은수는 두 번의 퍼트로 마지막 홀을 마무리했고, 그 순간 10년의 기다림도 끝났다.


장은수 생애 첫 우승. ⓒ KLPGA

우승 직후 장은수는 결국 눈물을 쏟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아버지였지만, 눈물의 가장 큰 이유는 10년 동안 곁을 지켜준 매니지먼트 대표였다.


장은수는 “10년 동안 함께하면서 힘들었던 시간을 모두 지켜봐 주셨다. 좋은 기억보다 힘들고 슬펐던 기억이 더 많았는데 항상 곁에 있어주셨다”라고 눈물을 왈칵 쏟았다.


최종 라운드에서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도 10년의 경험이었다.


장은수는 “투어 생활을 오래 하면서 경험과 노하우가 많이 쌓인 것 같다”며 “이전에 챔피언조에서 플레이했던 경험도 큰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특히 이날은 원하는 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는 순간이 적지 않았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샷에서 아쉬움이 나왔고, 버디를 많이 만들어내지도 못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파를 지켜낸 것이 결국 우승으로 연결됐다.


그는 “1라운드부터 최종라운드까지 퍼트 감은 계속 좋았다.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면서 샷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어려운 파 세이브 상황에서 잘 막아낸 것이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정규투어 187번째 출전에서 마침내 자신의 이름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장은수는 “스스로 생각해도 골프를 정말 좋아하는 선수인 것 같다. 투어 10년 차이고 주변에서는 나이가 많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골프를 하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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