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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아픈 곳 파악하는 AI…SKT '엑스칼리버' 코벳 품으로

박상준 기자 (psj96@dailian.co.kr)
입력 2026.08.07 13:12
수정 2026.08.07 13:27

엑스레이 보고 15초 내 이상 소견 제시해 진단 보조

수의사 네트워크 기업 코벳, 엑스칼리버 운영 주체로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반려동물이 아플 때 아프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주인들이라면 한 번은 빌어봤을 소원이다. 증상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반려동물은 건강 악화 신호를 조기에 파악하기 쉽지 않다. 이처럼 말할 수 없는 반려동물을 대신해 엑스레이에서 이상 징후를 찾아 수의사의 판단을 돕는 AI 기술이 국내 대기업에 의해 개발됐다. 그리고 그걸 개발한 대기업은 전문성을 갖춘 스타트업에 양도했다.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개척했으나, 실제 진료 현장 연결과 운영은 수의사 전문 기업이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SKT는 지난 6일 자체 개발한 반려동물 AI 진단 보조 서비스 '엑스칼리버'를 동물병원 네트워크 기업 코벳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코벳은 기존 고객 계약과 서비스 운영을 승계한다. 일선 동물병원들은 사업 이전 이후에도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현장 전문성을 지닌 기업이 운영과 고도화 배턴을 이어받아 AI를 반려동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진료 도구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엑스칼리버는 반려동물의 엑스레이 영상을 AI로 분석해 비정상 소견을 제시하는 서비스다. 수의사가 영상을 처음부터 홀로 판독하는 부담을 줄이고, 놓치기 쉬운 이상 부위를 다시 확인하도록 돕는다. AI가 진단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수의사의 경험과 판단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은 이미 확인됐다. 오이세 코벳 대표는 수의사 출신으로서 엑스칼리버를 '주관식의 객관식화'라고 평가했다. 수의사가 영상 속 이상 부위를 처음부터 찾아야 했던 것과 달리 AI가 의심 소견을 먼저 제시해 판단의 실마리를 준다는 의미다.


그는 지난 2024년 SKT 뉴스룸 인터뷰에서 "엑스칼리버가 비정상 소견을 먼저 판단해서 제시해주면 수의사는 그 소견에 수의사의 경험을 더해 더 정확하게 진단한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는 약 15초 안에 확인할 수 있다. 2024년 2월 기준 전국 약 3500개 동물병원 가운데 360여 곳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진료 속도를 높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증상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반려동물은 영상에 나타난 작은 이상 신호를 놓치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 엑스칼리버는 수의사가 판단이 애매한 부분을 다시 살피고, 미처 발견하지 못할 수 있는 소견을 점검하도록 돕는 보조도구로 활용돼 왔다는 평가다.


코벳은 2022년 출범한 수의사 중심 동물병원 네트워크 기업이다. 그동안 엑스칼리버의 국내 영업과 동물병원 도입 과정에 참여하며 수의사들의 요구와 사용상 불편을 수렴했다. 기술의 정확도뿐 아니라 진료 과정에서 얼마나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파악해 온 회사다.


코벳은 인수 이후 사용자 환경과 고객 지원을 개선하고, 동물병원의 사용 경험을 서비스 개발에 반영할 계획이다. 서울아산병원이 참여하는 MIGHTY 연구단,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 등과 협력해 엑스레이 분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자기공명영상(MRI) 결과 분석 AI 등으로 개발 범위를 넓힌다. 일본을 포함한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오 대표는 "이번 인수는 코벳이 엑스칼리버의 서비스 운영과 발전을 직접 주도하는 전환점"이라며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수의사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의료진이 더욱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SKT는 사업을 넘긴 뒤에도 코벳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한다. 회사는 2023년 코벳 지분 49%를 취득했으며 엑스칼리버 양도 이후에도 2대 주주로 남는다.


이번 양도는 SKT의 AI 사업 재편과도 연관됐다. 개별 산업에 특화된 서비스는 현장 전문성을 갖춘 기업에 맡기고, SKT는 AI 데이터센터와 AI 에이전트, 기업간거래(B2B) AI 등 핵심 성장사업에 자원을 집중한다. SK그룹과 함께 2029년부터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열고 2035년까지 15GW로 확대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기술 개발사에서 현장 전문기업으로 운영 주체는 바뀌지만, 엑스칼리버가 맡은 역할은 달라지지 않는다. 말 못하는 반려동물을 대신해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박상준 기자 (psj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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