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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파이 해결 맡은 김나영…바이낸스는 왜 그를 택했나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8.06 07:04
수정 2026.08.06 11:08

금융·IT·리스크 관리 경험 앞세워 경영 정상화

1354억 고파이 미지급금…상환 절차 확정 첫 시험대

업계 “고파이 해결 넘어 거래소 회복 전략 보여야”

김나영 신임 대표가 고파이 미상환 문제 해결과 고팍스의 거래소 경쟁력 회복이라는 과제를 맡은 가운데, 업계에서는 바이낸스가 그를 선택한 배경을 두고 의문이 나온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바이낸스가 고팍스의 새 수장으로 김나영 전 아마존웹서비스(AWS) 코리아 금융사업개발부문 총괄을 선택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선임 배경을 두고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 대표의 금융·정보기술(IT) 분야 전문성엔 이견이 없지만, 관련 이력이 고팍스가 당장 풀어야 할 고파이 미상환 문제와 거래소 경쟁력 회복에 실질적 강점으로 작용할지는 선뜻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는 지난달 27일 김 전 총괄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한국산업은행에서 글로벌 자금조달과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 부실채권 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블룸버그 코리아 한국 대표와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을 거쳐 AWS 코리아에서 금융기관의 클라우드 전환 사업을 총괄했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경영학석사(MBA)와 국제재무분석사(CFA) 자격도 갖췄다. 금융회사의 재무와 위험 관리부터 IT 인프라 전환까지 폭넓게 경험한 인물이다.


고팍스와 바이낸스는 이러한 경험이 장기간 이어진 현안을 정리하고 회사의 내부통제와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이력만으로 이번 선임 배경을 충분히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공개된 이력상 가상자산 업계와의 직접적인 접점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금융과 IT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이 고파이 미상환 문제 해결과 거래소 경쟁력 회복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분명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김 대표가 가장 먼저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할 사안은 고파이 미상환 문제다.


고팍스는 2022년 11월 고파이 상품 운용사인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의 채무불이행으로 원금과 이자 지급을 중단했다.


이후 바이낸스는 2023년 2월 산업회복기금(IRI)을 통해 고팍스에 투자하면서 고파이 이용자의 예치 원금과 이자에 대한 출금 요청을 전액 충당하는 데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고팍스 지분 67.45%를 확보했지만 바이낸스의 자금세탁방지 관련 사법 리스크 등이 금융당국의 심사 변수로 작용하면서 임원 변경신고 수리는 장기간 미뤄졌다.


지난해 10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신고를 수리하면서 바이낸스의 지배주주 지위는 공식화됐지만, 투자 당시부터 해결을 약속했던 고파이 미상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스트리미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고파이 고객에게 지급하지 못한 가상자산 미지급금은 약 1354억원이다.


고팍스는 이를 상환하기 위해 바이낸스 계열사인 바이낸스 AP 홀딩스와 토큰스왑 계약을 맺고 가상자산을 빌렸다. 감사보고서에 반영된 관련 차입금은 약 732억원이다.


이는 일반적인 운영자금 목적의 대출이 아니라 고파이 채무 이행을 위해 빌린 가상자산을 기말 가격으로 평가한 금액이다.


고팍스는 지난 1월 고파이 상환을 위해 확보한 자산 내역도 공개했다.


현재 제3자 커스터디에 비트코인 775개와 이더리움 5766개 등 11종의 가상자산을 분리 보관하고 있다. 당시 시세로 약 1300억원 규모다.


다만 자산을 보관하고 있다고 해서 곧바로 이용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급 주체와 자산 이전 경로 등 구체적인 변제 절차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상환 시기와 방식을 제시해야 한다.


김 대표도 취임 직후 “가장 먼저 고파이 고객들의 미상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철저한 내부통제와 투명한 경영을 바탕으로 금융당국과의 소통 채널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구체적 고파이 상환 절차를 마련하는 동시에 이탈한 이용자 및 거래량 회복이라는 과제까지 풀어야 한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의 금융·IT 전문성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가상자산 업계 경험이 많지 않은 만큼, 취임 초기에는 시장에서 역할과 방향성을 지켜보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팍스는 고파이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거래소로서 다시 경쟁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금융과 규제 대응뿐 아니라 가상자산 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경영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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