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정기선 5838억 증여…연부연납 카드 다시 커낼까
입력 2026.08.05 12:05
수정 2026.08.05 12:05
9월 3일 종가 아닌 4개월 평균가로 결정
정기선 회장, 2024년에도 연부연납 이력
정기선HD현대 회장이 지난해 5월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MADEX2025'리셉션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HD현대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장남 정기선 HD현대 회장에게 HD현대 지분 280만주(3.54%)를 증여하기로 하면서 수천억원대 증여세 규모와 연부연납 등 재원 마련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정 이사장은 지난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이 같은 증여 계획을 공시했다. 4일 종가 기준으로는 약 5838억원 규모지만 실제 세금은 앞으로 석 달간의 주가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증여로 정 회장의 지분율은 6.12%에서 9.67%로 늘어나며 국민연금(7.12%)을 제치고 2대주주에 오른다. 정 이사장의 지분율은 26.60%에서 23.05%로 줄지만 여전히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하며 부자 합산 지분율은 32.72%로 증여 전후 변동이 없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상장주식의 증여재산가액은 증여일 당일 종가가 아니라, HD현대 측이 이번 거래개시일로 공시한 9월 3일을 기준으로 전후 각 2개월간의 거래소 최종시세가액 평균으로 산정된다. 즉 공시 당일(8월 4일) 종가 20만8500원을 적용한 5838억원은 어디까지나 4일 종가 기준 단순 계산일 뿐, 실제 증여재산가액은 평가기간이 모두 지난 뒤 산정된다.
증여세는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4일 종가를 기준으로 최대주주 할증평가(통상 20%)와 최고세율 구간(30억원 초과분에 50%, 누진공제 4억6000만원) 등을 적용하면 산출세액은 약 35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는 각종 공제와 실제 과세요건을 반영하지 않은 단순 계산이다.
실제 세액은 향후 4개월 평균 주가 변동에 따라 상당폭 달라질 수 있다. 평가기간 중 주가가 오르면 증여재산가액과 세액도 커지고, 반대로 주가가 내리면 줄어든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의 2026년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32만8333원으로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아져, 평가기간 중 주가 흐름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증여재산가액 산정은 평가기간이 모두 지난 뒤 이뤄진다. 정 회장은 2018년 정 이사장으로부터 현금 3040억원을 증여받아 냈던 세금(약 1500억원)도 연부연납으로 완납했고(2023년), 2024년에는 또 다른 자산을 증여받아 보유 주식 35만주를 법원에 공탁하며 연부연납을 신청한 바 있다.
이번에도 수천억원대 증여세가 예상되는 만큼 연부연납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정 이사장 본인도 지분 14.46%(1142만주)를 KEB하나은행·교보증권 등에 대출 담보로 제공하고 있어, 지분을 재원으로 쓰는 방식은 부자 모두에게 낯설지 않다.
담보로 잡힌 주식 1142만2295주를 8월 4일 종가로 환산하면 시가 약 2조3815억원에 달한다. 대출금은 3715억원이다. 담보가치 대비 대출금 비율은 약 15.6%로 계산된다. 담보로 잡힌 주식을 증여하려면 통상 금융회사 동의를 받거나 대출을 먼저 상환해야 한다.
오는 9월 3일 증여가 예정대로 이뤄지면 평가 기간은 11월 초까지 이어진다. 정 회장은 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인 12월 31일까지 증여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